고현묵 목사(신광침례교회 담임)
대학을 졸업해서 직장에 다니는 저희 큰 아이의 상병시절, 내무반에는 입대한 후에 예수를 믿기 시작한, 어떤 병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병사가 평소 훈련 중에 재미있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띄우는 장점도 있었지만, 말이 좀 많은 듯해서 ‘좀 웃기다’는 이미지 정도로만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모두가 누웠을 때, 전체 소등을 한 깜깜한 상황에서 그 병사가 큰 소리로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얘들아, 지금 너희들을 위해서 내가 믿는 하나님께 복을 비는 기도를 하고 싶은데 괜찮겠냐?”
군 경험이 없는 저는 군대의 분위기를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기독교에 대한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그런 상황에서 열의 아홉은 “하루 종일 훈련과 작업에 피곤한데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잠이나 자라”는 핀잔과 조소가 쏟아지는 것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상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내무반의 병사들, 심지어는 깐깐한 상급자까지도 모두 누워서 숨을 죽인 채 그 병사가 어두운 내무반에서 자기들을 위해 큰 소리로 하나님께 복을 비는 기도 소리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고 합니다.
캄캄한 내무반에 누워서 그 병사의 기도를 듣고 있던 저희 큰 아이는 다른 병사들의 그런 반응이 너무나도 의외였고, 또 먼저 믿은 신앙인으로서 하나님 앞에서와 자기 자신에 대해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고 신앙에 큰 도전을 받았노라 고백한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제 갓 예수를 믿은 뜨거운 열정과 치기로 그럴 수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과거 우리가 처음 예수를 믿었던 당시에, 그 병사가 그랬던 것처럼 내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복을 비는 기도를 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과연 있었는지, 내가 복 받기를 원하는 마음이 먼저였고 우선이 아니었는지를 돌이켜 보면, 그 병사가 동료들을 위해 기도했던 이유가 처음 예수를 믿은 열정과 치기 때문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예수를 믿는 사람의 징표는 자신의 유익 이전에 다른 사람을 위해 먼저 복을 빌어주고, 그것으로 자신의 기쁨을 삼는 것이라고 주님께서는 성경의 여러 부분을 통해서 우리에게 가르치셨습니다. 이번 주일에 가까운 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시면 당신을 위해 복을 빌어주는 많은 이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에게 언제나 복을 주기를 원하시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귀하고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기를 진심으로 권면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