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성결교회 양성환 선교사(오레곤선교교회 파송)
1. 태초의 창조와 그리스도 안에 창조
성서적인 창조 신앙은 그리스, 로마의 세계와 만나 대결함으로서 고대교회의 창조 신앙을 지켰다. 창조 신앙은 고대교회의 신앙에서 특히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는 형식으로 나타났다. 헬라의 우주론이 창조 신앙에 적지 않게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교부들은 헬라 우주론에 접근하였으나, 성서적 창조에 관한 계시론의 결정적 요소를 지켰다. 기독교적, 성서적 창조 신앙은 특히 영지주의와의 대결에서 신구약의 나타난 창조주와 구원자의 통일성의 창조를 강조했다. 영지주의의 이원론과 헬라의 창조 개념에 반대했다. 서방에서 창조의 진리와 철학적 이론을 조화시킨 이는 어거스틴이다. 그는 서방과 동방의 사상을 통합시켰다. 중세기 스콜라주의와 성서적 신앙과 철학적 사변이 종합을 이루었다. 개혁자들은 창조의 신앙을 성서적 입장에서 받아들였다. 창조에 대한 중세의 철학적 사변을 거부했다. 아우그스부르크 신앙 고백 제1조에서는 하나님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즉 모든 것의 창조주요 보존자로 고백했다. 초기 기독교의 창조 신앙의 중심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이다. 요한복음의 서론에 보면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와 평행을 이룬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만물이 창조돼었다는 증언이다. 요한 1서 1장 1절, 2장 13절에도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를 증언한다. 사도들의 서신인, 골로새서 1장 15절-17절, 고린도 전서 8장 6절, 히브리서 1장 2절도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를 증언한다. 이같은 창조의 진술은 구약의 창세기의 창조 진술에 대한 유대적 전승의 직접적인 영향이다. 이같은 창조의 진술은 이사야, 시편, 잠언, 욥기 등에도 마찬가지다. 구약의 창조 선언은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 종말론적인 사건 속에서 창조의 중보자 됨을 선언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는 구속사적, 종말론적 측면이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창조의 의미를 몇 가지로 설명한다.
1)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라는 신학적 선언은 창조와 구원의 통일성을 진술한다. 그것은 ‘옛 창조’와 ‘새 창조’라는 이원론이나 영지주의를 배격한다. 양자는 서로 상호 보완적 관계이다. 하나는 지나가는 것이고, 하나는 오는 것이다.
2)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라는 동기는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중요하다. 세계는 맹목적 사건이나 우연성도 아니다. 세계는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되었음은 세계가 근거가 있는 현실이고, 내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창조는 정적인 윈리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향하여 움직여 가고 있다.
3)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라는 선언은 단지 태초로 돌이키는 것으로만이 아니라, 종말을 향하여 세계의 과정과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기독교의 창조론은 메시야의 빛 아래서 그리고 그를 통하여 시작되고, 그에 의하여 종말론적으로 완성해 나간다.
4) 성서적인 창조 신앙은 우주 발생론적 신화를 무력화시킨다. 창조 신앙은 하늘과 땅을 숭배하는 모든 종교의식을 무효화시킨다. 창조의 진술은 역사적 행위로 창조를 찬양하는 구원의 신앙 전개이며, 자신을 주님으로 하신 하나님을 믿는 창조의 신앙이다. 하나님의 본질과 하나님의 창조는 하나님의 본질로부터 나오는 분출이 아닌 하나의 역사적 행위이며, 사건이다. 하나님의 자유로운 의지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행위이다. 하나님 자신의 자유로운 필연성으로부터 일어난 사건이 창조이다. 창조는 하나님의 본질과 의지의 깊이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지고 알려진 주의 은사임을 말한다. 세계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계를 구원하실 뿐만 아니라, 또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계를 창조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