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제 언제부터 시작할까. 내가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았고 행복의 비결까지 얻었다면, 그래서 십자가까지 거뜬히 짊어질 준비까지 끝냈다면 어느 시점부터 시작종을 울려야 될까... 아직 나에겐 시집 안 간 딸이 둘이나 있다. 둘째는 변호사 자격증까지 있으면서 신학교를 졸업해 모 교회에서 전도사의 길을 시작했고, 막내는 일류대학을 졸업해 은행에서 열심히 일한다. 보기에도 너무들 기특하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다. 4, 5만 명인 좁은 한인사회에서 그래도 명목이 장로인데, 딸들에게 보기 좋고 웬만한 결혼을 기대 하고 싶다. 세상이 말하는 그것 다 빼고 그나마 최소한의 식은 베풀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 가족에게 이만큼의 축복을 내리셨다면 어느 정도 시간을 끌어도 될 것 같다. 둘 다 결혼하고, 아이 셋만 낳고 남에게 꿀리지 않을 정도만 살면, 그땐 기필코 다 내놓고, 내 십자가를 들겠다. 나와 내 와이프는 상관 안 해도 우리 딸아이들만큼은 하나님께 고집부리고 싶다.
 유석경 선교사님은 살아 숨 쉬는 이유부터가 전도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십자가를 짊어질 수 있다면 예수님이 흘리신 보혈로 우리는 모두 깨끗게 죄사함 받았을 뿐만 아니라 벌써 그의 소유라 하신다. 진정 예수님의 소유라면 그분의 뜻과 행하시고 명하신 말씀을 실행해야 한다고 하신다. 언제부터... 숨 쉬는 동안. 그렇다. 내가 뭘 따지고, 흥정하고, 요구하고, 협상하고 제의하겠는가. 구약 때부터 오늘날까지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히 동거하시겠다면, 굳이 그분의 원을 못할 바 있겠는가.
 숨을 연장시킬 때 본인과 그 가족들의 본뜻은 무엇일까. 더 많은 영혼을 하나님께 인도해 훗날 주님 앞에 서서 뭐라고 답변할 수 있을지 부담반 기대반이다. 다만, 최소한 왜 그랬어야만 됐는지 선교사님의 본으로 체크해본다. 지금 내 이 나이에 몇 명이나 더 전도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유 선교사님은 몇 명을 하나님 앞에 전도하셨는지 궁금해했다. 여러 교회에서 간증과 설교, 강의를 통해 전파하셨고, 지구촌교회 창립멤버이셨으면 꽤 많으셨을 거다. 근데, 아니 지금 장로인 나도 새롭게 하나님을 바로 알고 있지 않은가. 영접은 했지만 밋밋한 신앙생활로 벌써 따놓은 천국 티켓으로 다시 오실 예수님만 기다리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 본다.
 유 선교사님의 생애를 처음부터 시작해서 정확하게 믿음의 삶을 12살로 짚어본다면, 나는 정반대로 살펴 보고 싶다. 40여 년간의 짧고도 임팩트한 삶의 마지막 2016년 3월 4일이 하나님께서 선교사님이 이미 태어나시기도 전의 순간까지 모든 걸 통치하시고 축복하셨다고 말이다. 얼핏, 하나님의 시간과 나의 개념을 감히 비교하면서 원인과 결과를 나름대로 그려본다. 다만, 이제부턴 그렇게 복잡하게 살지 않겠다. 그냥 단순히 살고 있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가슴 펴고, 떳떳이 하나님의 능력의 소유자로 감사하며 기쁘게 살겠다.
 나의 주위엔 많은 성도들의 탄식과 불만이 계속 터져 나온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그 누가 감히 소리쳐 하나님을 불평할 수 있겠는가, 누가 지금 당하고 있는 고통이 하나님이 원하셨다고 할 수 있나, 누가 이 힘든 상황에 감사꺼리가 있겠냐고 말할 수 있겠나. 그럴 수 없다면 지금 당장 회개하고 나를 위해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셔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의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을 찬양하겠다. 유석경 선교사님이 부러운 것보다 선교사님을 사랑하시고 축복하신 우리 주 하나님 아버지를 진심으로 신뢰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