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청빙 받고 일주일 간 산에서 금식하는 가운데 하시엔다 연합 교회를 사임하고 나성 성결 교회로 가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첫째 미주 성결 교회의 모교회이기 때문에 교단적으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래도 역사가 있는 교회요 교단적으로 중요시하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하시엔다 연합 교회는 12년이나 목회했기 때문에 조금은 지루했고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 목회하려니 인간적으로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변화가 필요했었다. 새로운 기분으로 새롭게 목회하고 싶은 열망을 갖고 있었다. 셋째는 지금 계속 부흥되는 하시엔다 연합 교회의 연속으로만 생각했다. 계속적으로 이런 분위기에서 교회가 성장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성장의 속도가 가속 될 것이라고 믿었다. 당시는 숫자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두 교회가 별 차이가 없었다. 나성 교회도 부 교역자가 교회를 담임하여 떠나면서 가족들과 몇몇 가정이 따라갔기 때문이다. 넷째는 하시엔다 연합 교회의 중직 4가정이 교회를 떠난 일이 있다. 그 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으나 마음에 부담이 있었고 후유증이 있었다. 교회 건물을 찾으면서 도약의 기회로 발 돋음하고 있을 때 청빙이 들어 온 것이다.
청빙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얼마나 좋았을까 라고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들로 해서 나성 교회의 청빙을 허락했다. 부임하자마자 부딪히는 것들이 많았다. 담임 후임으로 약속이 되어 갔는데 지방회에는 부 목사로 등록이 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방문 온 친구가 알려주었다. 아직 담임으로 취임도 안 했는데 담임이 사임서를 지방회에 제출했다. 담임이 사임하면 부목사는 법적으로 자동 사임되는 것이다. 단막극으로 끝났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기 시작했다. 1년도 안되어서 오래있을 목회지는 아니구나 판단했다. 들어가기 전의 꿈이 하나씩 둘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시엔다 연합 교회의 부흥의 연속인 줄 알았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교단적으로 큰 일을 하고 공헌하는 교회로 만들어 보겠다는 꿈도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날이 갈수록 좋아지기 보다 나빠졌다. 부임한 후 숫자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부흥했다. 획기적으로 부흥한 것은 아니었으나 부임 당시보다는 많았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믿음이 부족한 탓이었고 마음 한 구석에는 이미 그 교회를 떠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정적인 시기에 사임서를 제출하고 그 교회를 떠났다. 어머니 장례를 마치고 사임했다. 생애 최고의 정신적 고난의 시기였다. 사임 이유는 몇 가지 있었다. 첫째는 떠나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때가 왔다고 판단되었을 때 사임했다. 둘째는 다음 오는 담임은 지금 보다는 훨씬 좋은 분위기에서 목회 할 것이고 더 크게 부흥 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신자들이 그 동안 잘 보았기 때문에 어떤 메시지가 전달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