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구경하는 것으로 족하게 생각한다. 우선은 소독이 안 되었기 때문이고 먹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마켓에 가면 얼마든지 싸게 살수 있는 것을 집에 있는 과일 나무의 열매를 따먹는 것이 촌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뒷마당에는 복숭아 익은 것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여러 번 볼 수 있었고 또 정원을 얼마나 아름답게 잘 가꾸는지 정말로 정성스럽게 가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만발하게 피어 있는 꽃을 보면서 설명하기를 “식물은 언제나 정직합니다. 주인이 사랑한 것만큼 반드시 보상합니다” 라고 했다. 주인이 정성을 들인 만큼 꽃은 주인에게 보답한다는 말이다. 교회는 개척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서툴렀다. 장로님은 연치해서 그렇다고 설명해 주었다. 연치라는 말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 보셨다. 교회 역사가 짧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은혜와 질서가 공존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36세인 새파란 목사에게 장로님의 한 말씀 한 말씀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대예배 기도하실 때에는 고난의 종이 되어야 할 것을 자주 기도하셨다. 어느 주일인가 아주 까다로운 사람이 교회에 들어왔다. 그 사람이 교회를 좌지우지하려고 했다. 경험이 부족한 나로서는 참으로 콘트롤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이 장로님께서 그 사람을 불러 놓고 몇 마디 했더니 꼼짝 못하고 교회를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자식 같은 목사에게 하나하나 가르쳐 주기도 하고 깨우쳐 주기도 하면서 기도 부탁을 자주하고 대접을 잘 할뿐만 아니라 주의 종을 깎듯이 존중했다. 헤어질 때는 반드시 집 앞에 나와 깎듯이 머리 숙여 인사하며 안녕히 가시라고 했다. 가식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진심인지 가식인지는 느끼고 알 수 있는 것이다. 장로님이 살아 계셨더라면 아마 교회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교회는 이런 장로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생각했다. 장로님이 계시는 동안 교회는 급성장 했다. 목회자를 아끼고 훌륭한 목회자로 만드시려고 애를 쓰셨기 때문이다. 장로님은 건강에도 굉장한 관심을 가지셨는데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때마다 야채를 꼭 먹고 주로 양식을 했다. 매일 아침마다 한시간 동안 걷는 운동을 했다. 그런데 72세의 나이로 주무시다가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철저하게 건강을 위해 노력했는데도 그 정도밖에 사시지를 못 하셨다. 그렇게 노력하지 않았더라면 더 일찍 세상을 떠나셨을지 모른다.
돌아가시기 전 약 6개월간은 매일 새벽 기도회에 나오셨다. 바로 교회 곁에 집이 있었기 때문에 나와서 기도를 드렸는데 하나님께서 다 예비하시고 준비 시키셨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