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가 무사히 이륙하고 비행이 시작되자 어제의 일들이 생각난다. 칠흙같은 밤 아직 모든 만물이 깊히 잠든 시간에 주님은 잠을 깨우셨다. 시계바늘은 새벽 두 시 반을 가르치고 있었고 깊은 밤에 잠에서 깰때면 기도하라고 깨우셨다는 생각에 먼저 주님께 기도를 드리고 7월 9일 잠언 9장을 읽고나서 딴에는 조용히 이것 저것 집안 일을 하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새벽기도 시간에 맞추려면 아직도 두 시간은 족히 남아 있기에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그 옛날 친정 엄마가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얘야 새벽에 하는 일이 얼마나 마딘줄 아니?” 하시면서 엄마는 왜? 매일 새벽에 일어나시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대답 하셨다. 동백기름을 발라 반들 반들 윤기나는 새까만 쪽찐 머리에 비녀를 꽂으시고 고운 한복에 발에 끌릴까봐 치마를 살짝 올려 허리를 찔끈 동여매시고 사쁜 사쁜 다니시던 엄마의 모습! 이젠 다시는 엄마의 얼굴을 볼 수 없어도 그 때 그 모습 생각만 하는데도 마음이 울렁댄다. 4시 반이 되자 남편이 일어나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교회를 향하는 기쁨! 오늘은 무슨 말씀으로 주님이 우리를 만나 주실까? 말씀이 있는 곳, 예배가 기다려지는 이 설레임! 경험한 자는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 것이다. 예배가 시작되었고 “너 근심 걱정 말아라 주 너를 지키리” 얼마나 많이 불렀던 찬송이지만 오늘따라 마음에 불덩이처럼 부딪힌다. 친정 부모가 브라질에 오셔서 4년을 계시는 동안 예수님을 영접하셨을 때 제일 먼저 엄마에게 가르쳐드린 찬송이다. 온 몸을 장단을 맞추듯 좌우로 가벼이 흔들며 눈을 지그시 감고 부르시던 찬송이여서 추억이 더욱 새롭다. 비록 음정은 자신만의 톡특한 작곡으로 가사는 바뀌어도 곡조는 항상 같았다. “이풍진 세상을 만났으니”라는 옛 노래가락 처럼 부르셨지만 가사만은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린다고 하시면서 돌아가실 때까지 부르셨던 찬송이기에 마음에 이토록 와 닿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