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1년만에 집을 사게 되었다. 그것은 돈이 있어서가 아니라 돈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서울에 있는 조그만 아파트를 팔았는데 당시 1500만원에 팔렸다. 이것을 가지고 왔는데 그냥 놔두면 그럭저럭 다 없어질 것이고 그것을 다운해서 집을 사기로 한 것이다. 돈이 없는 형편에 알뜰 작전을 폈다. 허경삼 목사님의 권고와 아내의 강력한 고집으로 집 장만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교회의 아는 복덕방을 통해서 집을 구입했는데 115,000 달라 짜리 집이었다. 20,000불 정도 다운하면 한달 800불 정도 페이먼트가 되었다. 그런데 내가 교회에서 받는 것은 파트 타임이었기에 600불 정도였고 아내의 수입은 800불 정도 되었다. 그것으로 집 페이먼트를 하고 나면 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내가 청소를 하기로 한 것이다. 가까운 곳에 청소하는 분이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일하러 나오라는 것이다. 첫날 청소회사 사장과 함께 청소하러 갔는데 집에서 1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고 사진을 뽑아내는 회사였다. 나는 청소 회사 사장을 쫓아다니면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가를 배웠다. 일주일 동안을 훈련시키더니 이제는 혼자서 일하라고 했다. 나는 아침 7시 도착해서 11시까지 일했다. 먼저 사무실 청소를 했다. 그 회사의 중역들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책상의 먼지를 털고 닦고 쓰레기통의 쓰레기를 버리고 바닥을 베큐엄 했다. 그리고 가장 신경 써야 할 곳이 어딘지 말해 주었다. 사장이라든가 매니저라든가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라든가 그 사람들은 특별히 신경을 써서 깨끗하게 잘 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거의 똑같이 깨끗하게 청소를 잘했다. 복도의 베큐엄도 하고 화장실도 청소하는데 특별히 잘 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매니저가 노 하면 이 사람의 청소 회사도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깨끗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반들반들하게 닦았다. 화장실의 큰 거울은 윈덱스를 가지고 앞에 거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닦았다. 무슨 표시를 해 놓지 않으면 이마를 부딪힐 정도로 맑은 유리 같이 닦은 것이다. 그리고 변기는 에이젝스로 닦았는데 먼저 가루를 변기 사방에 뿌리고 몇 분 지난 후 변기 닦는 솔로 사방을 깨끗이 닦고 그 후에는 수건으로 반들반들하게 닦았다. 화장지를 빼고 새로 갈아 끼울 때도 순서가 있고 방향이 있었다. 둘둘 빼내서 사용하는 화장지는 화장지 나오는 것이 안쪽에서 나오게 끔 하였다. 바깥에서 나오는 것으로 하면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했다. 거기에서 하라는 대로했더니 화장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쉬웠다. 그 다음차례는 책상마다 밑에 고무줄이 한없이 싸여있는 것을 다 긁어다가 버리는 일이다. 강당만큼 넓은 공간에 널려 있는 고무줄을 낙엽을 긁어모으듯이 다 긁어서 버렸다. 동시에 책상마다 쓰레기통의 쓰레기를 다 버렸다. 그 다음 일은 사진 현상의 암실에 들어가서 현상하고 필림 껍데기를 버리는 일이다. 조그만 필림 통 속의 필림은 다 빼졌고 껍데기만 쓰레기가 되어 나오는데 산더미처럼 많았다. 매일 한 가마니씩은 더 되는 것 같았다. 서너 군데 그렇게 쌓여 있는 것을 바깥 대형 쓰레기 통으로 버리는 일을 했다. 땀을 뻘뻘 흘려 가면서 먼지를 먹어 가면서 그 일을 계속한 것이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하고 했으나 며칠 안되어 마스크 없이 했다. 마스크 한 것이 답답해서였다. 다 긁어모은 다음에는 그 방이며 작업실이며 할 것 없이 쓸고 닦았다. 마지막으로는 기계로 바닥을 깨끗이 닦는 일이다. 서툴러서 처음에는 기계를 쫓아 다녔다. 내가 기계를 콘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나를 끌고 다녔다. 무겁기도 하고 서툴러서 한참 애를 먹었다. 청소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한바퀴 다 돌고 나면 아침 11시가 거의 되었다. 아침 6시에 집을 나서면 12시가 되어서야 돌아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한 주에 80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