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내가 하시엔다 연합 교회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오렌지 중앙 성결 교회가 다시 교회를 옮겨야 했는데 건물을 얻지 못해서 한인 교회에서 빌려 보기도 하고 공원에서 예배드리기도 했다. 그래서 자체 교회 건물을 마련하기 까지 10번 이상을 이사했다고 한다. 이것이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의 현실이다.
 그러기에 목회자의 꿈이 있다면 교회 건물 마련하는 일이다. 렌트 교회마다 모두 이 목표를 가지고 기도하고 온 성도가 마음을 합하여 헌금을 한다. 다행히 요즘에는 자체 건물을 가진 교회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내가 하시엔다 연합 교회에 부임한 것도 렌트 교회이다. 우리는 오후 1시에 예배를 드렸다. 미국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고 다 집으로 간 시간에 우리는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친교를 가지고 오후 4시, 5시에 끝이 났다. 그런데 미국 교회에서 늘 지적해 온 것은 아이들의 장난이다. 여러 번 미국 교회에서 노티스가 왔다. 아이들을 잘 케어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썼다. 미국 교회에서 한 사람을 채용 한 것이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맡겼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아주 조용해 졌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미국 사람이 감독 할 때는 우리 아이들이 꼼짝 못하고 조용히 있는데 한인이 감독하면 아이들은 난장판이 된다는 것이다. 한인의 말은 듣지 않고 미국 사람의 말은 꼼짝 못하고 말을 잘 듣는다. 그래서 그 문제는 쉽게 해결되었다. 아마 영어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했다.오후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이민 생활에 참 어려움이 많았다. 일주일 내내 일을 하고 주일 하루 쉬는 것이 보통 우리 이민자들의 삶이다. 안정된 사람들은 토요일에 일을 하지 않지만 비즈니스 하는 한인들은 토요일에도 일을 한다. 일주일 동안 일하다가 주일 하루는 집안 일을 보아야 하는데 오후 1시에 교회에 나오면 하루가 다 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하면서 힘을 얻곤 했다. 미주 사회는 교회를 중심으로 모든 것들이 움직이고 있다. 교회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교회에서 사귐을 가지고 교회에서 모든 소식을 교환한다. 교회를 떠나서는 깜깜하다. 미국에 오면 불교 신자들도 교회에 다니고 무종교였던 사람들도 신앙을 갖는다. 생전 교회에 다니지 않았던 사람들이 교회에 다닌다. 체감 통계에 의하면 미주 한인의 70%가 교회를 다닌다고 한다.
 이렇게 렌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교회를 사거나 지어서 헌당 할 때는 눈물 바다가 된다. 감사와 감격으로 눈물을 흘린다. 어느 교회 헌당식에서는 건축 보고를 하면서“ 아직도 이것이 우리 교회인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라고 보고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만큼 한인 교회는 자체 교회 소유하는 것이 소원이요 기도 제목이요 모든 교회가 바라는 소망이다.
 렌트 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그 서러움은 당해 보지 않고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에 제한이 있고 미국 사람들 눈치를 보아야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참으로 어려워진다. 그래서 기도를 더 많이 하고 더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충신 교회는 좋은 자체 예배당을 가지고 있다. 지금 히스패닉 사람들이 우리가 예배드리지 않는 저녁 시간에 렌트를 얻어 예배를 드리고 있다. 과거 렌트 교회에서 예배드렸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잘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회에서는 렌트비를 올려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복 받는다고 가르친다. 성경에도 나그네와 고아, 과부를 사랑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다행이 히스패닉 교회가 계속 부흥하고 있다. 언젠가 자체 교회를 사서 나가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있는 동안이라도 잘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가슴 아픈 경험을 가진 사람이 가슴 아픈 사람을 이해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교회가 부흥해서 교회를 살 때는 많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난다. 교회를 짓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교회를 잘 지어 놓으면 그때 한사람 두 사람 들어온다. 정말로 사람들이 필요한 때는 교회를 살 때인데 그때는 외면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렵게 교회를 마련할 때 헌금하고 도우면 반드시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는데, 그 기회를 놓치는 일들이 너무나 안타깝다.
 우리의 인생은 렌트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것도 우리 자신의 것은 없다. 모두 빌려쓰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오라 하시면 언제든지 그만 두고 가는 인생이다. 근본적으로 나의 것이란 없다. 우리의 생명이 내 것인가? 우리의 교회가 내 것인가? 하나님의 것이다. 교회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유혹을 받는 것이다. 교회가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Property를 위해서 싸우고 다투고 분열이 되는 것이다. 교회의 세습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살아있는 동안 모두 렌트해서 쓰는 것뿐이다.
 어떤 성자는 “이 돼지는 내 것이다. 저 금은도 내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의 생각이다. 자기 자신조차도 자기 것이 아닌데 어떻게 돼지도, 금은도 내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라고 말했다. 또 어떤 분은 “재산은 그것을 가지고 있는 자의 것이 아니고 그것을 즐기는 자의 것이다” 라고 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하나님의 것이다. 달라하면 언제든지 내어 줄 수밖에 없는 인생이다. 하나님의 것을 가지고 하나님을 위해 쓰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자체 교회 건물도, 렌트 교회도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것이다.
 렌트 인생을 어떻게 영광스럽게 살 것인가 그것이 문제이다. Our days on earth are running toward sunset. 우리의 지상에서의 날들은 황혼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 땅위에 사는 동안 교회 구입하는 일에 헌금 할 줄 알아야 한다. 보람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Hell has no jury. There are no exits in hell. 지옥에는 배심원이 없고 출구가 없다. 어떻게 렌트 인생은 값지게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