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오픈 매리지’와 기독교 보수주의
2012/02/06 19:39 입력  |  조회수 : 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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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크리스천뉴스위크 발행인)

세 번 결혼, 두 번 이혼의 경력을 갖고 있는 뉴트 깅그리치 공화당 대통령 경선 후보가 현재 살고 있는 부인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둘째 부인에게 들통나자 ‘오픈 매리지’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사실이 그의 전 부인이 ABC방송에 출연하여 폭로하면서 오픈 매리지란 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오픈 매리지를 주장하는 그는 도덕적으로 도무지 대통령감이 될 수 없다고 그의 앞 길에 재를 뿌리고 나선 것이다. 오픈 매리지란 이혼은 하지 않고 상대방의 혼외 성관계를 적당히 눈감아 주면서 살아가는 개방결혼, 혹은 자유결혼이란 말로 해석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바람피고 들어와서 부인에게 오픈 매리지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하니 그럼 미트 롬니의 몰몬교 배경을 공격무기로 삼고 있는 깅그리치도 사실은 일부다처주의제를 지향했던 몰몬교 추종자였단 말인가?
 지난 주 사우스 캘롤라이나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디베이트가 열렸을 때 CNN의 존 킹 사회자가 이 오픈 매리지를 질문하고 나서자 깅그리치는 오히려 이 참에 한 번 언론을 손보겠다는 식으로 “분열적이고 사악하고 부정적인 언론의 본성이 이 나라 미국을 더욱 통치하기 어렵게 한다”며 질문 자체를 준엄하게 꾸짖고 나섰다. 이건 적반하장이었다. 그러나 방청석에서는 깅그리치를 지지하는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깅그리치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압승을 거뒀다. 깅그리치의 지난주 승리는 기독교 보수주의와 무관치 않다. 남부 백인 기독교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바이블 벨트의 큰 마당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승리는 우선 깅그리치를 밀고 보자는 기독교 우파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미셀 바크만이 아이오아 코커스에서 죽을 쑤자 경선 레이스에서 떨어져 나갔고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도 지난 주 중도 하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두 사람은 낙태 반대, 동성애 반대 등 기독교 보수주의 가치관을 정치에 접목시키려는 종교적 신념을 갖고 경선에 뛰어들기는 했으나 공화당원들의 싸늘한 반응 때문에 일찍 뜻을 접은 것이다.
 남부의 기독교 우파들이 이런 마당에 남은 것은 깅그리치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사실 미트 롬니는 몰몬교란 것 때문에 도무지 맘에 들지 않고, 그렇다고 릭 샌트럼이나 론 폴은 인지도가 약할 뿐 아니라 기대 수준 미달이라고 생각하니 남는 건 오로지 깅그리치 뿐? 자, 깅그리치란 어떤 인물인가? 방송에서 가끔 흘려주는 모습만 봐도 그는 거만 덩어리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어떠했는가? 그는 20세기 들어 한번도 다수당이 되어 본적이 없는 공화당을 1994년 클린턴 정부 당시 다수당으로 일으켜 세우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인물이었다. 그래서 이를 ‘깅그리치 혁명’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깅그리치가 천하는 호령하는 공화당의 얼굴 마담이 되어 하원의장으로 등극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일등 공신이 바로 기독교 우파였다. 미국이 너무 자유주의에 물들어 가다 보니 군기(?)가 빠지고 있다는데 불안을 느낀 제리 폴웰의 크리스천 머조리티(Christian Majority), 그리고 크리스천 콜리젼(Christian Coelition)을 창립한 팻 로버슨 목사 등이 깅그리치의 든든한 빽이 되었다. 그렇게 화려하게 워싱턴을 쥐락펴락하던 깅그리치였지만 날개가 있는 모든 것은 추락할 때가 있다고 했던가? 결국 뇌물을 받아먹고 복잡한 여자관계가 폭로되면서 하원 윤리위원회의 제소를 받아 불명예 퇴진이란 쓴 잔을 받은 뒤 정치의 뒤안길로 사라진 인물이었다. 그가 오바마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 대통령 경선에 뛰어 들면서 다시 정치재개, 아니 이번에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비교적 진보적인 국가관을 갖고 있는 아이오아나 뉴 잉글랜드지역에선 깨졌지만 기독교 보수주의 입김이 세다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선 놀랍게도 찬란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정치 평론가도 못되는 주제에 느닷없이 공화당 경선 얘기로 열을 올리는 이유는 아무리 기독교 보수주의나 기독교 우파 정치인들이 미국의 되어가는 꼴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할지라도 깅그리치가 벌여온 여자관계는 시장바닥의 양아치 수준에다 파렴치한이라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되었으니 그를 구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밀고 가는 것이 기독교 윤리차원에서 타당한 처사냐고 묻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이 너무 오버하는 것은 사실이다. 동성애 문제도 그렇다. 동성결혼 합법화 움직임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하여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다가 미국은 동성애 공화국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이 나라가 청교도가 세운 나라요, 건국 조상님들은 모두 하나님의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근대 미국 역사상 기독교의 복음적 가치관이 제도 정치권에 제대로 먹혀 들어가지 못하니까 사실 기독교 국가란 말이 서먹하게 느껴지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래서 기독교 보수주의가 긴장하여 미국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진 충성스러운 종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 앉혀야 하는데 그 인물이 바로 깅그리치라고 점찍고 있다면 아아! 그렇다면 우리들의 머리는 혼란스러워지는게 아닌가? 부도덕한 냉혈한이라 비난을 받거나 말거나, 기독교적 행실을 보이는 인물이거나 말거나 그저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과 일치할 경우 덮어 놓고 표를 밀어주겠다는 야심이라면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기독교의 테러행위로 봐야 하지 않을까? 사우스 캐롤라이나 후보 디베이트 현장에서 깅그리치에게 우렁차게 터져 나오던 박수갈채를 들으면서 이상한 허무감이 밀려오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미트 롬니와 붙어 갈 수 없다 해서 결국 ‘오픈 매리지’ 구설수에 오른 깅그리치에게 접근하여 찰떡 궁합이라고 외치는 건 심하다고 느꼈는지 적당히 밀회를 즐기려 드는 남부 기독교 보수주의 얼굴이 다음주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에서는 어떤 표정을 짓고 나타날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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