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수 목사(익상봉곡교회 담임)

 사고가 난 저녁에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새벽기도회를 인도하고 개인 기도를 하고 사택으로 돌아와 잠시 쉬고 있는데 상당히 큰 천둥소리에 놀라서 밖을 나와 예배당 지붕을 보니 아뿔싸! 예배당 지붕 전체가 온데 간데 없어지고 만 것이었다. 비는 계속해서 세차게 내리고 있고 지붕은 날아가 버렸으니 예배당 안으로 그 많은 비가 계속해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망연자실에 처하고 말았다. 어떻게 하자는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급히 2층 본당으로 올라가보니 천정에서 예배당 바닥으로 빗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예배당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였고,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성도님들이 알고 달려와서 바닥에 있는 물들을 퍼내고 예배당 집기들을 비닐로 덮어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노력들을 기울였다. 그리고 비가 멈추기를 위해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오후부터 비가 멈추어 그만이라도 다행이었다. 그리고 날아간 지붕 잔해들을 확인 해보니 지붕 재료인 판넬 잔해 전체가 약 50M 정도 날아가서 이웃집 밭에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흡사 전쟁터의 폐허처럼 강력한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의 방송화면처럼 처참한 모습처럼 말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지붕 잔해가 교회 정면 쪽으로 날아갔다면 큰 피해가 났을 터인데 감사하게도 교회 측면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만약 정면 쪽으로 날아갔다면 그 쪽에는 성도들 가정, 불신의 이웃이 몇 가정이나 있었기 때문에 지붕잔해들이 그 집들 위로 날아갔다면 몇 집이 잔해더미에 큰 파손이 있었을 것이고, 새벽시간이기 때문에 그 집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측면으로 날아가서 그런 피해를 입지 않게 하신 것이다. 그야말로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감사한 것은 지붕이 날아간 이후 다음날부터 날씨가 좋아서 비에 흠뻑 젖은 천정과 예배당 내부가 건조가 잘되어서 내부 공사는 하지 않게 되었고, 지붕 공사는 새롭고 더 튼튼하게 공사를 하게 되었다. 물론  꽤나 많은 재정적으로 손실을 보았지만 그러나 더욱 튼튼하게 예배당 지붕 공사를 할 수 있었다.
 지붕이 날아가는 사건을 겪으면서 모든 일은 철저하게 해야 됨을 깨닫게 되었다. 지붕공사를 시공했던 시공사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공사를 하는 것처럼 했던 것이다. 그런데 교회가 위치한 지역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지역이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공사를 했어야 했다. 결국 그것을 감안하지 못한 불찰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바람이 강하게 불면 혹시나 예전처럼 바람에 지붕이 날아가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 기도를 하곤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하여튼 그처럼 큰 사고 중에서도 인명피해가 없었고, 이웃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된 것이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였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어려운 일을 만나지만 그러나 그때마다 피할 길을 예비해 주시는 분이시다. 그와 같은 은혜로 우리를 인도해 주시기 때문에 우리가 은혜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간 목회를 하면서 그야말로 이런 저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사람인지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합력하여 선으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기에 목회를 감당할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