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수 목사(익산봉곡교회 담임)

인천에서 1년 7개월의 전도사 사역을 은혜가운데 잘 감당하고 있을 때 어느 날 서울에 몸담고 있었던 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다. 서울에 한 번 와서 만나자는 말씀이었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서울에 가서 목사님을 만나서 말씀을 들어 보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목사님께서 혈액 암 선고를 받으시고 항암 치료를 받고 계시는 중에 전화를 하신 것이다. 서울에 있는 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부족하지만 목사님을 협력하면서 신앙생활을 하던 교회였다. 서울시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을 때, 목사님께서 사모님과 함께 찾아오셔서 교회를 개척했는데 함께 협력하자는 의견이셨다. 그 당시 독산동 형님 댁에서 기거하고 있을 때인데 이미 형님 댁 근처에 있는 교회에 등록하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 때였지만 교회를 개척하여 어려움 중에 있는 목사님을 협력하는 것이 더 귀한 사역임을 깨닫고 교회를 옮기어 출석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개척교회 인지라 성도님들이 없다 시피 했다. 목사님 내외와 어린 자녀들 세 명, 그리고 학생들 몇 명이 전부였다. 2층에 전세를 얻어 한 쪽은 교회, 한 쪽은 사택으로 사용하였다. 말 그대로 개척교회인지라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다. 주일날 오전 예배를 드리고, 모든 교인들이 라면이나 국수로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그야말로 가족 같은 분위기의 교회였다. 공무원 생활을 할 때인데 근무를 강동 지역에서 했는데 마포지역까지 한 시간 넘게 소요되는 거리를 오가며 교회를 출석하며 봉사했다. 유년 주일학교 교사와 부장, 중고등부 교사, 성가대 지휘, 청년부 임원, 총각 서리 집사로 임명을 받아 열심히 봉사를 했다고 할 수 있었다. 작은 개척교회였지만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시절이었다. 
 그런 교회였기에 목사님께서 중병을 선고 받으시고 도와주실 것을 요청하시는데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아내는 서울교회로 올라오는 것을 반대를 하였다. 왜냐하면 인천교회에서 어느 정도 사역을 하다가 임지가 나오면 사역지를 이동하기를 원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서울 목사님께서 위중한 상태인지라 그 청을 거절 할 수가 없었기에 인천교회에 사표를 내고, 서울 교회로 외서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 교회는 약 300여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교회 규모였다. 전도사로 교회를 떠났을 때보다 교회가 성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다섯 분의 전도사님들께서 목사님을 혐력하여 사역을 하고 계셨다. 그런 중에 목사님께서 나를 부르신 것이었다. 서울 교회로 임지를 옮겨서 목사님 병원에 입원하시는 일, 치료 받으시는 일, 가족들 출타하는 일들을 위해 운전하는 일로 협력을 하였으며, 목사님께서 입원하셔서 항암치료를 받으시면 주일예배 설교하는 일, 새벽기도회 인도, 대 심방을 전담하다시피 하였다. 물론 교육전도사님들 다섯 분이 계셔서 협력을 하셨지만 아직 신학공부를 하는 분들이었기에 거의 대부분은 혼자 감당했다고 할 수 있었다. 거의 1년 동안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중 목사님의 병세는 호전되지를 아니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발병되신지 1년 여 만에 목사님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시게 되었다. 돌아가시기 전 날 병원에 계신 목사님께서 나를 부르시기에 목사님을 찾아뵈었다. 목사님은 많이 힘들어 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박 강도사님! 미안합니다. 아무래도 내가 일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교회를 박 강도사님께서 잘 이끌어 주세요.”<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