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두어해 지나면 한국으로 가야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은퇴하면 후임자로 올 목회자는 누구인지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채널로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는데 브라질은 별로 인기가 없는 선교지가 틀림없습니다.
후임자 공개 모집을 해야 할듯합니다
몇 사람이 물어오긴 했는데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라”는 찬송은 여러 번 불렀을 터인데 이 할 일 많은 선교지를 “아골골짝 보다 못한 곳”으로 생각하는지 별 문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한국으로 유학을 보낸 토니 정민선은 대학원 졸업하고 군대 다녀오면 제가 은퇴한 후여서 적당하지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하겠다는 청년에게 국제화 시대에 한국국적은 포기하고 브라질 국적으로만 살라고 젊은 사람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잖겠습니까? 제가 브라질에 10여년 가까이 살면서 살펴보니까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에 선교사로 오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만으로도 참 귀한 결단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권사님, 거기다가 며칠 전에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여동생 찬숙이가 전화를 했습니다. 갑자기 우리 아버지 정헌채 원로 장로의 입원소식입니다. “갑자기 선망이 심해서 밤새 간호사들이 애먹은 듯...., 링거 줄 빼고 배회하고, 지금도 이상한 소리하고 계셔서 지켜보고 있는 중” 이런 메시지를 받고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버님 어떠셔! 차도가 있으신가?” “너 힘들어서 어쩐다냐?” 그리고 제 아내와 여러 번의 페이스 톡으로 의견을 나누며 기도하던 중 아버님의 퇴원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익숙한 환경으로의 복귀입니다. 그리고 집에 오신 뒤로 정말 좋아지셨다는 전언입니다.
인수인계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
겨우 한숨 돌리고 있는데 저와 아내의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서 좋아지신 아버지와 페이스톡을 연결해줘서 일단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아흔 두 살이시니 점점 좋아질 일은 없습니다만 우리의 소원은 은퇴하고 아버님 모시고 함께 살면서 아버님 회고록을 써서 백수(百壽) 기념하는 날 자서전출판기념회를 하고 싶은 마음을 벌써부터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 다르시고 올해가 다르시니 노심초사입니다.
유권사님, 남미를 선교지로 정하고 선교사명을 띤 교회와 열심 있는 믿음의 후임자 구하는 일, 교회 등 부동산과 역사자료들을 잘 정리해서 투명하고 가장 모범적으로 인수인계하는 일, 양가의 아버님들에게 남은 효도를 하면서 함께 사는 일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런 기도가 하나님께 응답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