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브라질에서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바자회가 이웃을 돕기 위한 관행이 된지는 참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브라질 선교현장에서 바자회를 모르고 선교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선교바자회 시말서(始末書)

 선교지 교회를 짓기 위한 바자회부터 이웃돕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바자를 하다보면 상설바자로 발전된 곳도 여럿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권사님, 바자회를 계획하며 가장 큰 관건은 바자회에 내놓을 좋은 물건을 구하는 것입니다. 바자회에 내 놓는 물건의 수준이 바자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상인들은 한국 상표가 붙은 바자회 물건을 대량으로 골라 사다가 빨고 다림질을 하고 좋은 자리에 놓고 비싸게 파는 현지인 상인들도 생길 지경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자회 물건의 질을 따진다면 우리교회 바자회의 수준은 상중하 중에서는 상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박지현, 임춘복 권사의 이태리 물건들, 꽃을 좋아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조화사랑과 한경은 집사가 구해온 각종 한복을 입고 사진 한 컷 이벤트는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또한 현지인들 참여도에 따라서 바자회의 성패가 좌우될 것입니다. 그래서 미리 수천 장의 “티켓”을 만들어서 판매를 하도록 했습니다. 결국 목표액 1만헤알 가량을 판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학생들이 방학인지라 미리 자원봉사자 교육을 해서 헌신하고 봉사하는 가치를 공유하고 봉사는 세계인이 되는 첩경인 것을 알게 했습니다. 의류부터 장난감까지 정리와 판매, 심지어는 바자회가 열리는 현장 장식과 환경미화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해결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참 의젓하고 대견했습니다. 거기다가 금년에 있을 피라시카바 시장선거와 시의회 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난데없이 현지인 미래지도력들이 우리 바자회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새삼 조장로의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유권사님 이렇게 바자회는 잘 진행되었고 결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목사는 목표액으로 제시하고 기도했고, 여선교회 각각의 회원들은 한두 가지 한국음식을 만들어 내놓는 헌신으로 응답해주었습니다. 각자 맡은 음식은 재료구입비부터 음식이 만들어질 때까지 각각의 정성이 보태졌고, 그 판매금액 전액은 여선교회 회원들의 헌신이 한 켜 한 켜 쌓여서 목적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임 선교사 사역에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이제 남은 것은 수익금의 전달입니다. 이번 주일 설교와 선교보고를 위해 임동수 선교사가 오시면, 선교사님이 관할하는 여러 교회 중에 우리교회가 건축에 간여하고 지금도 계속 기도하고 있는 아까라으미 교회(아데미르 목사)와 아로죠과수 빌리꼬교회(페떼리코 목사) 현황과 지원물품 현황을 듣고 여선교회가 계획한 바자회 수익금을 전달합니다.

 불과 1만 헤알도 채 안 되는 선교비를 전달받기 위해서 무려 15시간 이과수-피라시카바행 버스를 타고 오시고 또 이틀 밤 주무시고 이번에는 상파우르에서 이과수로 가셔서 파라과이 선교를 이어가실 것입니다. 피라시카바가 아니라 상파우르에 가서 매시간 출발하는 이과수 행 버스를 타는 것은 이과수에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한 목사의 선택입니다.

 유권사님, 이번 바자회와 임선교사의 선교보고 그리고 선교용품인 담요를 전달하는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각자의 다양한 생각이 있지만 일단 내려놓고, ‘오로지 하나님께만 영광을 우리 모두에게는 기쁨을’이란 평범한 진리를 실천했을 따름이라고 고백하는 성도들이 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