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우리교회 청년들은 대부분 두 부류로 나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릴 적에 한국에서 부모님 손을 잡고 들어온 한국태생이냐 아니면 브라질에서 태어난 브라질 출생인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브라질에서 현재 살고 있지만 조만간 한국으로 갈 청소년인가 아니면 브라질 사회에 뿌리를 내릴 교민인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아이들이 장성하면서 현지인과 결혼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인 중에서 짝을 찾아야 할 것인가로 극명하게 나눌 수 있습니다. 자녀들의 결혼 적령기가 되기 전부터 부모님들로부터 배우자는 검정머리 한국인으로 하라는 세뇌샤워를 받고 자랍니다만 그게 인력으로 되는 일은 아닙니다. 젊은이들이 학교를 다니건 직장생활을 하건 만나는 대부분의 남녀가 현지인인지라 부모의 이성적인 지침이나 가풍이 무너지기 일쑤입니다. 이민 일,이세에서 이세 삼세로 내려가면서 부모님들이 기대한 것과 관계없이 점점 현지화 됩니다. 또한 결혼관이나 세계관이 브라질화, 국제화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한국-브라질 이중국적자들의 남녀가 양쪽모두 한국혈통을 갖는 것은 박물관에서 찾아야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현지화 세계표준으로 변하는 한국인

 그러다보니 학교나 직장에선 브라질식이 더 친근하고 집에 오면 언어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식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혼란이 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류가 붐을 타고 있어서 자긍심의 극치를 살고 있긴 합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면 갈수록 우리말과 글이 익숙하지 않게 됩니다. 한글학교, 한국문화원이 국가적인 역량을 발휘해서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대부분 한인교회가 포어예배가 더 비중 있는 예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드리는 예배는 이민 일세나 이세인 중년 이희의 세대들 때문에 없앨 수는 없고 변두리 시간대로 밀려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민을 시작한지 60년이 넘어가면서 상파우르 중심으로 대부분 브라질의 한인교회 목회자들이 이민 2세가 중심이 되어 세대교체를 마무리한 가운데 있습니다. 지금 브라질 한인의 두꺼운 계층인 이민 2-3세는 포어는 자유자재인데 비해서 한글을 자유자재로 읽고 쓰기에는 좀 어리숙한 이들입니다. 거기다가 이민 1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한국이 선진국이 됨에 따라 역이민이 증가하고 있는 한편, 새롭게 한국에서 이민 오는 경우는 거의 중지된 상황인지라 차츰차츰 한국어 예배는 몇몇 교회가 통합해서 드려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젊은 시절 이민 온 이들은 지금 생존해 계신 분들이 70세 이상입니다. 그 자녀들이 환갑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유권사님, 그럼 우리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다른 지역보다 더 특수한 상황이어서 한국어와 포어를 동시에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목회자의 출현이 점점 절실해질 것입니다. 한국인 정체성과 경제적인 성공여부 그리고 한국적 신앙이 변수가 되어 피 끓는 젊은 선남선녀들이 자기 미래를 열어갈 것입니다. 우리 교회의 내일모래 결혼적령기가 되는 젊은 청년들이 학교를 마치고 직장에 취직한 후 배우자를 선택할 때 기준도, 한인교회를 섬겨가는 모습도 부모님들이 보여주신 토대위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부모의 이성적인 생각과 자녀들의 뜨거운 피가 어떻게 타협을 할 것인가에 따라서 우리 손자손녀는 흑백조화를 이루며 할아버지 할머니 품으로 달려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