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1. 자기 부인 

 톨킨은 갈라드리엘을 통하여, 자기 부인이 없으면 구원이 없다는 사실을 잘 그려냈다. 그녀의 말처럼, 자기를 부인하면 작아진다. 그러나 그것이 두려워서 자기를 긍정하는 것은 그와 함께 자신 안의 죄까지도 긍정하는 것이며, 그것은 악마에게 득이 되고 자신에게는 파멸일 뿐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2. 안두인 대하

 이후, 반지 원정대 일행은 로스로리엔에서 많은 선물을 받는다. 적의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요정(엘프) 망토와 무기나 장비들과 같은, 그들의 여정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갈라드리엘의 배려로 각자에게 꼭 맞는 선물이 주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큰 강 안두인의 그 어떤 센 물살도 뒤집을 수 없는 요정(엘프)들의 회색 배 세 척을 받는다. 

 그러나 그들의 여정을 둘러싼 위험은 끝이 없다. 외부적으로는 배신자 사루만이 ‘만든’ 우루크 하이의 추격이, 내부적으로는 절대반지에 의한 시험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이것이 그 어떤 강화 오르크와 같은 괴물들의 습격보다도 무서운 것이다. 절대반지에 대한 원정대원들의 탐욕이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어 원정대 자체를 내부적으로 와해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3. 보로미르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났다. 강인한 체력과 넘치는 열정으로 원정대를 도운 남왕국 곤도르 섭정 데네소르 2세의 장자 보로미르다. 그는 엘론드가 주재한 리벤델에서의 백색 회의 때부터 적의 무기를 적에게 사용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절대반지를 무기로 여긴 것이다. 아마도 사람의 몸과 마음에 강한 능력을 행사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듯하다.  

 “저는 이런 논의를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반지를 숨기거나 파괴하는 것만 생각하시는 겁니까? 반지가 우리 손에 들어왔는데 이처럼 위급할 때 그것을 사용하는 게 좋지 않습니까? (…) 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바로 그것일 겁니다… 여러분이 말씀하신 대로 반지에 그처럼 놀라운 힘이 있다면 반지를 우리의 무기로 하면 됩니다. 그러면 승리도 우리의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반지의 제왕』 제 2권 2장 114-115쪽)

 그는 힘의 강함과 약함에 악마와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그 역시 갈라드리엘과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톨킨은 그런 그의 외모를 이렇게 묘사한다. “오만하고 완고한 회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 그의 복장은 매우 화려했으며… 키가 크고 거만해 보이는 보로미르(『반지의 제왕』 제 2권 2장 55, 66쪽).”  

 그러나 성경은 여러 곳에서 반복적으로 말한다. “[왕은]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신 17:16).” “어떤 사람은 병거,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시 20:7).” “여호와는 말의 힘이 세다 하여 기뻐하지 아니하시며 사람의 다리가 억세다 하여 기뻐하지 아니하시고(시 14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