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중 선교사(사회학박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차별의 용어: 라틴아메리카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하나입니다. 라틴아메리카라는 용어는 그냥 생겨난 말이 아니라 복잡한 역사 과정의 산물입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한국이라 부르고 해외에 나가면 꼬레아노(Corenao)라고 하듯 라틴아메리카는 이 대륙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나타내지요. 흥미로운 것은 미국과 캐나다는 북미라고  불리는데 지리상 같은 북반구에 위치한 멕시코는 중미로 불립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이지요. 미국과 캐나다를 부르는 말 중에 앵글로 색슨 아메리카라는 말도 있는데 라틴아메리카와 대응하는 말입니다. 라틴아메리카는 지형적으로 북위 32도, 남위 54도에 위치한 33개의 주권독립국가를 말합니다. 여러인종, 역사, 문화, 언어가 있지만 라틴(Latin)의 사회-문화-역사적 동질성을 강조하는 느슨한 개념이 바로 라틴아메리카입니다. 마이클 고밧(Michael Gobat)은 “라틴아메리가의 발명: 반제국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인종의 초국가적인 역사(2013)”에서 이 말의 기원을 설명합니다. 19세기초 유럽에서 낭만적 국가주의와 과학적 인종주의의 등장했습니다.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인종과 언어를 정의하고자 했습니다. 이 흐름에서 프랑스 제국주의자들은 그들의 멕시코 정복(1862-1867)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용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미 유럽의 정복자들이 아프리카와 거대한 아메리카 대륙을 차지하고 있던 경험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구분짓는 것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프랑스의 지식인들은 1830년대에 라틴아메리카 인종을 이전 이베리아 식민지에 살던 사람들을 지칭한다고 선전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복자들의 식민지 과정 중에서 인종과 문화가 300년동안 섞였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지식인들의 유럽과 미국인 중심인 세계를 공고화하고자 피지배자 차별화 전략을 폈고 라틴아메리카라는 말을 만들어 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안에서 브라질 

 라틴아메리카는 유럽에서 만들어진 개념이지만 라틴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라틴아메리카라고 부르면서 북미, 유럽, 아프리카와는 다른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브라질의 위치는 독특합니다.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와는 근본적으로 역사의 궤적이 다릅니다. 이 땅에 도착한 포르투갈의 정복자들은 유럽 변방의 아랍의 영향을 받은 이베리아 문화를 심었습니다. 아프리카 노예들이 가져온 흑인성은 브라질인 삶의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의존적인 삶의 태도, 주술적인 심성, 깊은 종교성은 아프리카의 유산입니다. 브라질인들 내면에는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대한 언어와 문화의 우월성이 있는데 포르투갈어 운율과 언어적 구조의 복잡성 때문입니다. 좀 더 유럽에 가깝다는 정체성의 추구같은 것이지요. 인종적인 면에서도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가 골고루 섞였습니다. 인종의 혼종성은 다원화된 시대에서 전세계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브라질의 가능성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인종이라는 사회 구성의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관용의 문화가 깊고 강한 개인주의가 발견됩니다. 이 땅은 다른 라틴아메리카보다 가장 영토가 크고 자원이 풍부합니다. 대국의 기질, 자급자족의 능력이 있습니다.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성이라고 하는 특징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국가입니다. 스페인적이거나 포르투갈적이거나 아프리카적이지 않으면서 미국과 유럽과 대비되는 역사적 사회적 길을 걸어왔습니다. 유럽 정복자들의 우월성으로 탄생한 라틴아메리카는 용어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차별화 시켰습니다. 그 안에서도 브라질은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차별화된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