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지난 일월 당뇨약이 떨어져서 며칠 우왕좌왕하는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신비한 현상이 왔습니다. 기운이 없고 몸의 밸런스는 깨지고...., 고생했습니다. 이러다가 죽는 것 아닌가 할 정도였습니다.
 정목사의 당뇨력과 특별한 경험
 한국의 영은교회에 있을 때 발병해서 오늘까지 10년 가까이 당뇨병환자로 살고 있는 저는 요즘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때 가족을 잃는 충격과 과로 그리고 혼자 사는 동안 건강을 잘 챙기지 못해서 얻은 당뇨는 감기에 걸려 진단받는 날 알게 되었습니다. 당뇨병이 발견된 날 그 날, 병원에서 바로 정부기관에 등록하고 처방을 받은 후 오늘까지 비교적 잘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매해 회의 참석차 한국에 갈 때도 종합진료를 받고 일 년치 약을 처방받아 가지고 오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먹는 약도 있지만 혈당검사와 관련된 소모품, 어머니가 키우신 여주 등도 거기에 포함됩니다. 한국의 의료보험을 살려놓고 브라질에 왔기 때문에 짝수 해에 받는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홀수 해에는 해외선교사들에게 교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이런 모든 질서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작년 한국 방문이 무산되면서 다 깨진 것입니다.
 브라질 의료보험이 없어서 비싼 진료비를 주고 내과 병원에 갔습니다. 그리고 처방에 따라 별도의 검사기관에서 혈액검사 등을 받은 결과지와 한국 병원에 긴급하게 연락, 예전의 처방전을 사진 찍어 급히 받아 들고 다시 의사를 만났습니다. 의사는 식단조절 뿐만 아니라, 하루 4번 당(糖) 체크, 혈압 약, 콜레스테롤 약,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당뇨 약, 비타민 D 등을 처방했습니다. 자세히 기록하는 용지까지 꼼꼼하게 적어 오도록 주문했습니다. 아침공복부터 식후 2시간, 점심 후 2시간, 저녁 후 2시간 네 번의 혈당을 적어야 했습니다. 손끝이 힘들어 합니다. 아침/저녁 혈압약, 아침/저녁 서로 다른 당뇨약, 아침 콜레스테롤 약, 수요일 비타민 D복용 등으로 삶의 질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J, P, K 당(糖)나라 목사님들 건투를 빕니다
 거기다가 현미밥 두 숟가락, 종합야채 샐러드, 양배추 쌈이 전부입니다. 고기와 생선이 없는 가난한 식단에 항의했지만 정상적인 상태가 되기까지 의사의 의견을 듣자는 아내의 논리에 밀려 ‘빈 찬에 풀밭’만 차지했습니다.
 이번에 자세히 보니 당뇨와 관련된 ‘상반된 식이요법 이론’이 너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절망했습니다. 생선과 육고기도 ‘먹어라 안 된다’ 등등,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간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 진리임을 확인했습니다만 그러느라고 과정은 내가 몸으로 다 받아내야 하는 업보입니다.
 생전처음 몸의 상태가 균형 깨진 것을 본 아내는 큰 충격을 받고 식단 조절에 목숨을 건 듯 내 식사를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점점 혈당이 잡혀갔습니다. 두주가 지나서 병원에 갈 때쯤에는 내가 봐도 몸 상태가 좋아지고 거뜬해졌습니다. 의사의 청진기 문진과 혈당기록용지와 식단표를 살피더니 갑자기 제 아내에게 엄지척하며 ‘따봉’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복용하던 약을 조절해서 처방전을 다시 줬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내 또래 선교사들 중에 J, P, K 자 쓰시는 분들이 저처럼 아내들의 눈총가운데 식이요법을 하느라고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유권사님, 당(糖)나라 목사님들의 편식과 절식의 피 말리는 혈당조절 싸움에 건투를 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