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긴즈버그 장례식장의 ‘푸시업’
2020/10/09 03:10 입력  |  조회수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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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크리스천위클리 발행인)
 
지난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진보의 아이콘’이라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암을 달고 산 ‘인생 종합병원’이었다. 그가 TV에 나왔을 때 누구든지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그는 네 가지 암에 시달렸다. 간암, 결장암, 췌장암, 그리고 폐암. 암이란 암은 모두 그를 덮쳐온 셈이다. 그래서 암 치료만 5차례나 받았으니 그의 육체가 87년을 견뎌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 아니었는가? 겉으로는 훅 불면 날라 갈 것처럼 쇠약한 노인네였지만 깡다구는 그게 아니었다. 암 투병 중에도 결혼식 주례를 서기도 했고 TV에서 부르면 달려가서 인터뷰에도 응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저런 몸으로 어떻게 대법관 업무수행이 가능하냐며 은근히 그의 은퇴선언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대법관 임기는 종신제다. 예전에 샌드라 오커너 대법관처럼 치매 남편을 돌본다고 스스로 퇴임하지 않는다면 죽을 때 까지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다. 그러나 긴즈버그는 “여전이 법원의 일원으로 남아 있겠다”며 자진퇴임을 아쌀하게 거부해 왔다.
 그렇지만 죽음은 예외가 없었다. 진보가 사라지면 이제 보수대법관이 들어서서 대법원이 우경화될 것이란 염려 따위가 죽음 앞에 통할 리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긴즈버그가 무덤에 묻히던 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녀 7명을 두고 총기권리를 지지하고 낙태반대, 이민반대를 외치는 깡보수 여성 대법관을 후임으로 지명했다. 상원청문회에서 그 신참 대법관을 놓고 공화, 민주가 살벌하게 대립하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긴즈버그는 미국 역사상, 특히 사법역사상 아주 묘한 시점을 골라 인생을 마감하게 된 셈이다.
 긴즈버그는 미 연방 의사당에서 장례식이 치러진 최초의 유대인이 되었다. 그것만 봐도 긴즈버그 생애가 차지하는 무게감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의사당 돔 밑의 넓은 홀 이름은 로툰다 홀. 여기서 한 개인의 유해가 일반에 공개 되는 경우는 연방정부가 고인에 대한 최대한의 애도와 경의를 표하는 의전이라고 한다. 대통령이나 유명한 의원들, 혹은 사령관쯤이나 되어야 여기 해당된다고 한다.
 한 여성 랍비가 장례식 조사에서 신명기 16:20절을 외치는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로툰다 홀을 압도했다. “Justice, Justice, You Shall Purse(너는 마땅히 공의만을 따르라 그리하면 네가 살겠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을 차지하리라)”는 말이었다. 사실 이 말은 긴즈버그가 자신의 집무실에 걸어 놓고 거울처럼 들여다 본 말씀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그날 로툰다 홀에서 벌어진 가장 흥미 있는 조문은 바로 한 남성의 3번의 푸시업이었다. 한 남자가 조문을 위해 성조기로 덥힌 긴즈버그의 관 앞에 서더니 겉옷을 걸친 채 갑자기 푸시업을 시작하는 게 아닌가? 알고보니 긴즈버그와 20년 동안 가장 가깝게 지낸 그의 퍼스널 트레이너였다. 브라이언트 존슨이란 이 남성은 1999년부터 긴즈버그와 트레이너로 인연을 맺어 온 사람. 긴즈버그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긴즈버그가 20년이 넘는 암 투병과 고령에도 비교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 트레이너가 그의 운동을 책임져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관 앞에서 팔굽혀펴기 3번으로 고인을 배웅한 것이었다.
 전 국민의 애도 속에 삶을 마감한 긴즈버그는 결국 ‘육체의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레전드였다. 그는 암 투병중에도 육체의 연습을 생략하지 않았다. ‘공의만을 따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앞서 육체의 연습도 중요하게 여겼다. 80이 넘은 할머니였지만 푸시업을 하고 근육운동을 쉬지 않았다. 존슨이란 트레이너는 2017년 긴즈버그의 이름을 딴 ‘RBG 운동법’을 출간하기도 했다. 긴즈버그도 그 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존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도 바울은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의 훈련은 범사에 유익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예수 믿는 사람들 중에는 육체의 훈련에 힘쓰는 사람을 보면 세속적이고 타락한 사람인양 깔보는 경향이 있다. 영성훈련 열심히 해서 천국 갈 생각은 안하고 곧 지나갈 현생의 즐거움을 위해 살아가는 저속한 인생으로 보는 것이다. 그 때문인가? 교회당 주변에 도서관을 만들거나 심지어 카페를 차리는 교회는 봤어도 헬스장을 만들어 트레드밀이나 아령 같은 것을 들여놓는 교회는 보질 못했다. 운동복을 입고 마라톤을 하는 목사님이나 골프채를 메고 골프장으로 가는 목사님에게 괜히 딴죽을 걸려는 발상도 육체의 연습을 하시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애플 수장 팀 쿡은 사이클링 광이다. 한 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테슬라 모터스의 엘렌 머스크는 테니스 광이고 전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운동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기회 있을 때 마다 아이들에게 운동하라고 외치고 다닌다. 로마에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아르헨티나 살 때는 축구광이었다. 이런 지구촌의 VIP들이 육체의 연습에 몰두하다 보니 더 좋은 세상이 열리는 게 아닌가? 경건의 훈련이 범사에 유익함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육체의 훈련도 중요하긴 마찬가지다. 바울도 고린도전서에서는 우리의 육체는 ‘성령의 전’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다. 육체도 청지기적 사명을 갖고 건강하게 관리해야 마땅하다. 긴즈버그에게 푸시업이란 방법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눈 트레이너의 독특한 조문은 코로나로 아무것도 못하고 주저앉아 있는 우리들의 무력해진 육체를 향해 지금 벌떡 일어나 푸시업을 시작하라는 경고장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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