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칼럼)“구두를 닦아주는 사람”
2020/06/18 10:22 입력  |  조회수 :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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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나는 며칠 전 아내와 청소를 하다 겨울 구두는 보관하고 여름 구두를 현관 앞 구두 장에 내어 놓으면서 6년 전 울산에 있는 정주영 현대 그룹 회장 기록관에서 본 구두가 생각났다.
 2014년 5월에 한국 여행 중 울산 현대 조선소를 가볼 기회가 있어 가 보았다. 창업자 정주영 회장이 이뤄낸 기록관에 들러 보니 한 사람이 엄청난 일을 당대에 이룬 것을 보고 놀랐다. 이것 저것을 보던 중 그의 구두 2켤레가 전시된 것을 보았다. 밑에 설명한 것을 보니 30년 동안 신던 신발이었다. 바닥창과 뒷굽을 수도 없이 갈고 갈고 하여서 신었다고 한다. 나는 그 신발을 보며 “무엇인가 뜻이 있는 사람에게는 남들하고 다른 것이 있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은 한 가지 공통된 점이 있는데 그것은 “꿈과 성실과 절약과 인내”를 했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거리에 구두를 닦아주고 수선하는 곳이 곳곳에 있다. 그만큼 구두를 많이 신고 다니는 것 같다. 나는 브라질에 있을 때 한국에 갈 때마다 구두 밑창과 굽을 갈아 신었다. 한번은 종로 2가에서 구두 밑창만 갈았는데 며칠 후 뒷굽도 갈아야 하겠기에 아침 일찍 나와 보니 다른 가게들은 아직 문을 안 열고 있는데 한 구두 가게가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 보니 약 50세 쯤 되는 분이 “어서 오십시오.”하며 아주 친절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기분이 좋았다. 녹음기에서는 목사님 설교가 들렸다. 예수 믿는 사람 같아서 참 반가웠다. 그래서 “교회 나가시는 군요”했더니 “네”하고 대답했다. 옆자리를 보니 전도지도 놓여있어 한 장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뒷굽을 갈아주며 구두를 닦아주는데 얼마나 정성을 다해 닦아주는지 내 구두가 유리구두가 되었다. 그런데 검은 구두약을 장갑도 안낀채 손에다 묻혀 손으로 닦는 모습을 보며, 나는 “다른 분들은 장갑을 끼거나 고무 골무를 손가락에 끼고 닦는데 맨손으로 그렇게 닦으면 나중에 손을 닦아도 깨끗지 않잖아요”했더니, 그는 “그렇게 닦으면 구두 칠이 오래가지 않아요. 하루면 광이 죽어요. 그래도 한번 닦으면 며칠을 가야지요.” 한다. 그런데 정말 그의 말대로 며칠이 아니라 한 일주일 정도 깨끗하게 유지 되었다. 오히려 내가 깨끗이 닦는다고 신던 양말로 닦았더니 광택이 죽어버렸다. 나는 구두 닦는 그를 보면서 비록 냄새나는 구두를 닦지만 “어쩌면 저렇게 기쁘게 열심히 닦는가”하며 조그만 감동을 받았다. 나는 “아저씨 자녀가 몇 명입니까?”, “네, 아들 딸 두 명입니다. 아들은 대학 1년에 다니고 딸은 고등학생입니다”하며 “둘이 아주 믿음이 좋습니다. 그리고 둘다 공부를 잘해 아들은 서울에 있는 의과대학에 다닙니다.”하는 것이다. 나는 “자녀들이 아주 자랑스럽겠네요.”했더니, “그럼요. 아비가 돈벌이가 시원치 않아 제대로 뒷받침도 못했는데 미안한 마음뿐이지요. 다 하나님의 은혜이지요.”하며 구두를 닦는데 그 표정이 아주 행복해 보였다.
 잠언 22장 29절 말씀에 “네가 자기 사업에 근실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 하셨다. 나는 구두를 신으면서 그에게 “오늘 아주 좋은 대접 받았습니다. 저는 브라질에서 목회하는 목사입니다”하며 거스름돈 3000원을 받지 않았다.
 예수님을 진실로 믿는 사람은 교회에서만 발을 씻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서도 발을 씻어주는 겸손의 사람이다. 이 모습이 능력이다. 참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모습이다. 그는 비록 구두를 닦는 사람이지만 여기저기 다니면서 전도는 못해도 자기에게 찾아오는 사람에게 그의 일을 통해 그의 몸짓을 통해 예수님의 향기를 내어 무언의 전도를 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 후 구두를 닦을 때마다 늘 용기와 좋은 말로 대접하게 되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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