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한 명이 상담을 요청한다. ‘아직도 나한테 상담을..’ 속으로 놀랐지만 태연하게 응했다. 녀석의 이야기는 이랬다. 어릴 적 어느 기도회에 참석했다 한 집사님께서 예언을 해 주셨단다. 그리고 그 분 말씀이, “하나님께서 너를 찬양으로 들어 쓰실 것이다!”였다는 것이다. 녀석은 이야기를 마치곤 진지하게 나를 쳐다본다. ‘어쩌라고..’. 난 잠시 머뭇거리다 녀석에게 되물었다. “음, 근데?”. “근데요, 요즘 찬양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일이 생각난 거예요. 아무래도 찬양인도자가 되라는 부르심 같아요!”. ‘이성 문젠줄 알았는데 뭐야 이건’. 난 뭔가 대답을 해줘야 했지만 머리 속에서 자꾸만 울려대는 내면의 소리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소리는 이것이었다. “너 음악 더럽게 못하잖아!!”. 하지만 차마 입밖으로 낼 수는 없고, 우선 녀석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너 여기에 대해 기도해 봤니?”. “네!”. “그래 마음이 어떠니?”. “확신이 서요!”(..믿음은 큰 놈이구나..) 나는 녀석에게 먼저 구원에 대해 정리해 주었다. “아무개야, 우리가 오직 예수의 공로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은 천국 입장권을 받은 것 같은 거잖니, 그래서 다음 단계는 천국백성으로서 말씀과 기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고 순종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처럼 만일 네가 받은 예언이 정말이라면(함부로 아니라 할 순 없지 않은가..) 이제 시작이니 차근차근 준비해 나아가고 연습해 보자”. 그런데 이 녀석, 다음 말이 더 가관이다. “그런데요, 제가 찬양사역자가 되려는데 아무 것도 몰라요. 유명한 사역자들 좀 소개해 주세요!”. 확 머리통을 쥐어박으려다 참았다. 난 이 녀석이 왜 갑자기 찬양사역자 바람이 불어 상담온지 안다. 지난 주 쌍파울에서 크게 열린 세계적인 선교집회에 다녀온 후로 저러는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지금 전 세계의 예배는 점점 사람 중심이 되고 있다. 어느 집단을 겨냥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집회에 매혹된 젊은이들이 집회에 가서 예수님을 만나고 은혜를 받기보단 스타들에 매혹되어 오는 경우가 너무 많다. 멋있는 밴드와 강사들이 젊은이들을 열광시키자 이런 기독교에 매력을 느껴 사역자가 되겠다고 꿈꾸는 것이다. 더 한심한 건 많은 교회들도 이런 이들을 필터링하지 못하고 선교다 신학이다 하면 후원을 한다. 그러니 지금 교회가 온전한 다음 세대를 키우지 못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세 가지만 나누고 싶다. 사명은 말씀과 기도와 성령을 통한 순종과 신실함이 우선이다. 만일 내가 은사자인 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어떤 직분이건 이것을 먼저 확인하자.
 첫째, 나는 이 일에 대한 열정이 솟아오르고,(앞에 서는 것 외, 준비에서 정리까지 모두 즐거운가?) 성도들에게도 인정받는가?(엄마, 친구한테 말고..). 두번째, 나는 하나님을 섬기기 전 원래 성실한가?(집에서 세는 바가지 밖에서 안 셀리 없다. 게으른 사람이 하나님 일한다고 갑자기 부지런 해지지 않는다.) 세번째, 나는 교회에서 예배자인만큼 광야에서도 예배자인가?(직장, 학교, 가정에서 신앙인으로 살지 못하는 이가 교회에서 예배자로 사는 건 우리 집 개도 한다. 참고로 우리 집엔 개가 없다.)
 청년과는 나중에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헤어졌다. 먼저 기도를 드리고 잘 준비한 뒤 다시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말씀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주님이 잘 인도해 주실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속이 답답하냐.. 청년들만 이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