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영 목사의 솔직 담백)호구
2019/10/03 21:29 입력  |  조회수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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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목사(워커스미니스트리 대표)
 
부탁이 들어올 때는 웬만하면 한다. 이유는 셋인데, 첫째는 요즘 나처럼 자유로운 사역자가 별로 없다. 스케줄을 내가 만드니 남는 시간은 없어도 어느 정도 맞춰드릴 순 있다. 둘째는 둘러대는 건 죽기보다 싫다. 어릴 적 하도 둘러대며 살아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어 지금은 웬만하면 한다. 셋째는.. 나중에.. 그런데 사실 원래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 하나가 거절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받을 것, 챙길 것을 잘 못하는 것이다.(결혼 전 장모님이 궁합을 보러가셨는데 집사람이 30대에 사모님 소릴 들을거라 해서 좋아하셨단다. 용하긴 하네. 당하신 것이다.)
 나는 원래 부탁하는 분들을 보면 안쓰럽고 측은해 죽는다. 가끔 당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냥 그렇게 말려든다. 하지만 괜찮다. 부탁하시는 분들께 내가 기대하는 것은 딱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는 좀 해줬음 좋겠다. 연락끊지 말고(식품점에서 마주치면 슬금슬금..) 이 좁은 바닥에서 다신 안 만날 줄 알았나? 그리고 두번째는 내가 한 번 도와줬으면 같은 부탁할 때 좀 들어줬으면 한다. 그런데 참 얼마나들 매정한지. ‘시간 한 번 보겠다’, ‘확인해 주겠다’하고는 답들이 없다. 답은 해줘야 다른 데를 알아보던지 하지..
 속상한 예를 들자면, 한 번은 안 친한 분인데 축가 부탁을 사정하시기에 개인돈까지 들여 연주자 데려다 일주일 내내 연습하고 축가해 드렸더니 마치고 인사는 커녕 지금까지 행방도 모른다. 또 어떤 사역자들은 일주일, 또 심할 때는 한달 내내, 상황에 따라 주일, 수요, 기도회 설교 등, 찬양까지 해드렸는데 고맙다 수고했다 밥 한 번 사는 적이 없는 경우는 태반이다. 거기까진 괜찮다. 그러고 뒤에서 들리는 소리는, 나대기를 좋아한다는 둥, 부르면 온다는 둥, 뭘 그렇게 하는 게 많냐는 둥, 별의 별소릴 다 듣는다. 그러면 어느 순간 나는 호구가 되어 있다.(아~ 아까운 내 신장..)
 하지만! 처음에 밝히지 않은 셋째 이유가 있기에 나는 그나마 빨리 마음과 머리를 정리하고 제자리로 돌아와(호구 자리!) 내 할 일을 한다. 그 셋째는 바로 요한복음 17장의 예수님의 기도에서 배운 목자의 마음이다. 17장 전체는 예수님의 기도문이다. 이 기도문에는 강한 중보가 들어있다. 이 중보는 다름이 아닌 바로 제자들을 위한 중보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내게 주신 자들은 아버지의 것입니다. 나는 곧 아버지께 가오나 남아있는 그들을 보존하시고 그들이 멸망하지 않게 하시고,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시고, 서로 하나 되어서 우리안에 거하며 사랑하게 하옵소서.” 난 이 기도를 묵상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다음 날 십자가에 달리실 분이 본인 걱정 먼저 하시지..’ 하지만 여기서 난 예수님의 분명한 목자의 방향성과 정체성이 드러난 것을 본다. 착하고 희생적인 것이 핵심이 아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목자로서 마지막까지 직분을 다 하신 것이다. 그렇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먼저 용서받은 자며 먼저 은혜를 입고 사명받은 자다. 착하고 헌신적이어야 함이 아닌 부름받은 자의 정체성으로 내 본분을 다하면 된다는 것을 확실히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가끔 이렇게 섭섭병이 올라오면 판단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얼마나 이런 소소한 일 때문에 많은 사역자들이 본질을 잃고 헤매는지.. 까짓거 호구면 어떤가? 고맙단 소리 못들으면 어떻고, 사례 없으면 어떤가? 하지만 거저 받은 분들은 제발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은 꼭 알고 깨닫기를 기도한다. 다 자기 인맥이고 능력이라 착각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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