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영장을 다녀온 아들이 목욕을 안하려고 하기에 왜 그러냐 물으니 전도사님이 오늘은 목욕하면 안되는 날로 정해줬단다. 그래서 뭔 소리냐 물으니, 2주 후에 오지로 선교여행을 가 훈련 중인데 훈련 중 하나가 화요일 목욕하지 않는 것이란다. 이유는? 선교가면 자주 목욕을 못하기 때문에 적응훈련이란다. 하도 기가 막혀 “나도 아마존 가기 한달 전에 매일 오븐에 1시간씩 들어가 훈련하는데..”했더니 친구가 아들한테 고대로 전해주겠단다. 아마존 가기 전 미리 모기에 많이 물리면 적응이 될까? 고생훈련? 적응훈련을 하면 뭔가 더 그럴싸 해보일지는 몰라도 선교는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에 복음들고 가는 것이지 민방위 훈련이 아니다.
 방학이나 휴가철, 오지로 선교가는 이유는 자주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지 선교는 매일 할수도 있는 것이다. 목욕 못하면 어떻게든 위생을 대처해야지 목욕 못하는 적응훈련이라니? 선교에 오해가 있다보니 이렇게 형식이 앞세워져 요란함과 불필요함을 자처들 한다.
 언젠가 누가 올린 사진 한장을 보고 기가 막혀 웃은 적이 있다. 제목은 ‘한국인이 피곤한 이유’. 그리고 사진에는 책 다섯권이 찍혀있는데 책 이름들이 이렇다. 1) 10대, 꿈을 위해 공부에 미쳐라. 2) 20대, 공부에 미쳐라. 3)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4) 40대 공부 다시 시작해라. 그리고 마지막 5번은 이렇다. 5) 공부하다 죽어라!. 당연히 공부는 해야하고 중요한 것이라지만 이건 아니지 않은가?
 한 기자가 한국교육을 동물운동회에 비유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거북이는 달리기 과목에서 늘 언제나 0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나? 사회가 이 모양인 걸. 하지만 과연 교회는 다를까? 아직도 많은 교회에서는 직분자들을 세우는데 말씀과 훈련보다는 참여와 헌신을 더 강조하고, 예배도 외형적 거룩함의 기준에 치우쳐 있다. 그러니 불필요한 요구사항들은 많고 재정 또한 그렇게 쓰인다.
 삼상 14장을 보면 사울이 참믿음과 종교성을 혼동하는 모습을 본다. 너무도 전쟁에서 승리하고 싶어 군사들을 잘 먹여도 모자를 판에 사울은 금식을 선포해버리고, 전쟁 중 허기에 허덕이다가 결국 아들 요나단이 공포된 금식에 대해 잘 모르고 꿀을 찍어먹고는 눈이 밝아져(얼마나 당이 떨어졌으면 눈이 다 밝아졌을까.) 군사들에게도 먹을 것을 권해 일이 커져버리자 사울이 아들을 죽이네마네 하는데.. 나머지 이야기는 읽은 분들은 아실 것이고 안읽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라.
 종교성과 참 믿음을 구분하지 못하면 교회는 타락한다. 종교성이 믿음 행세를 하면 교회는 본질을 잃어버린다. 왜냐하면 종교는 보이는 것을 믿지만 참 믿음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위를 의존하여 하나님께 나아간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의 은혜와 공로를 더럽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종교성은 오직 인간을 만족시키는 것이며 참 믿음은 하나님을 추구한다는 것을 잊지말자. 
 행사를 준비하던 한 사역자가 하소연을 한다. 준비하는데 사단의 방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 물으니 참석하려던 이들이 모두 일이 생겨 못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들 사단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라 하소연한다... 가끔 사단도 좀 억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