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체 언제 곡이던가? 경쾌한 포크송 스타일의 ‘실로암’!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그대 눈속에 여명있음을~’ 와, 추억돋는다! ‘여명’이라, 요즘도 이런 말 쓰나? 정말 80년대 정서 가득한 곡이다. 얼마전 청년 하나가 영상 하나를 보여주는데 웬 군인들이 이 곡을 죽을 힘을 다해 부르는 광경이었다. 제목은 ‘군인들이 실로암에 열광하는 이유’. 영상은 정말 재미있고 신기했다. 군목으로 보이는 분이 강단에서 “가장 힘이 되는 찬양이 실로암이라는데 맞습니까?”하자 “네~!”, “실로암 부를 생각하면 일주일 훈련버틴다는데 맞습니까?”, “(고래고래)네~!”, “교회오는게 정말로 실로암 때문이라는데 맞습니까?”, “(핏대세우며)네~!”, “그러면 여러분 실로암을 함께 불러볼까요!”, “와~~!”. 그리곤 신나게 음악이 흐르는데 군인들 정말 열광한다. 이 영상은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대 교회의 영상이라고 한다. 영상을 보며 이해가는 부분이 있고, 가지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해가지 않는 것은 왜 하필 이 곡인가? 하는 것이고(미스테리인데 안중요하니 넘어가고..) 중요한 것은 이해가 가는 부분인데 바로 군인들이 왜 이 곡을 이렇게 신나게 부르는가 하는 것이다. 이 곡은 ‘천주교 군인성가’에도 수록되어 있다는데 한 때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의 선수시절 응원가로 불리기도 해 운동가처럼 알려져버린 것이다. 거기에 영상을 보면 가사 사이사이 구호, 추임새 등을 추가, 재미를 더한다. 이러니 스트레스 많은 군인들, 교회에 와서 신나지 않을 수 없다. 전주가 시작되면 모두 일어나 박자에 “왼발, 왼발, 왼발~” 그리곤 본 가사를 부르다 중간 중간 구호를 외친다.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새벽을 찾아 떠난다(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종이 울리고 닭이 울어도 내 눈에는 오직 밤이었소(G!O!P! G!O!P! <General Outpost: 휴전선 경계부대>)’ 거기에 독특한 율동까지 더하니 신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영상을 보며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저렇게라도 저 병사들이 예배가운데 위로를 받고 말씀을 즐겁게들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면 하는 기도가 나왔다. 하지만.. 이건 그냥 1단계일 뿐이다.
 지난 주 글을 읽으시고 이런 말씀을 하신 분들도 계셨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람믈이 교회에 많이 나오면 좋은 거 아니유?” 친한 분들이라 재밌게 이야기를 나누다 하신 말씀이다. 맞다. 하지만.. 내 이야기는 중요한 2단계가 너무 소홀해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1단계는 믿지 않는 이들을 초대하는 단계이다. 전도를 많이 한 사람은 1단계를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한 영혼이 깨달음을 얻고 예수님을 영접하여 구원받는 과정은 1단계에서가 아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것들로 교회문턱을 낮추고 예수님의 넓은 사랑을 실천하듯 손님맞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 손님과 이제 한 식구가 되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또 다른 결단과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2단계이다. 하지만 문턱만 지나면 쉽게 직분까지 주질 않나, 또 그 문턱 도로 넘어 나갈라 끝없이 재미를 선사하는 동안 성화와 변화는 커녕 신나는 노래와 율동, 추임새 재미에 영적 스트레스나 풀려는 교인들이 늘어나는 현실은 무시할 것인가?
 실로암은 예수님께서 장님의 눈을 뜨게 해 주신 못이며 그 이름은 히브리어로 ‘보냄받다’는 뜻이다. 실로암에서 진리에 눈뜨고 보냄받는다는 의미의 이곡을 신나게 부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진정으로 이 곡을 살아간다는 것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