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새해가 시작되었다. 내가 한국 땅에 온지 만 1년이 넘었다. 그리고 대광교회에 온지 11개월이 되었다. 대광교회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경험도 없는 사람에게 실버사역 목사라는 직분을 주어 일한지가 10개월이 되었다. 참으로 교회에 미안하고 실버 모임에 오시는 분들에게 죄송한 것은, 한 일도 없고 도움도 되지 못해 괜히 이 일을 맡았구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그래도 감사한 일은 교회에서 부족한 나를 도와 부목사님들과 전도사님이 함께 일해 주었고 합창단을 중심으로 성도들이 정말 열심히 참여해 이제 조금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다. 또한 너무 감사한 것은 “나눔 칼럼”을 써서 주보와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게 한 일이다. 내가 왜 칼럼을 쓰는지 그 이유는 나 때문이다. 내 인생은 한 마디로 “폼생폼사”이기 때문이다. 폼만 잡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목사가 되기 전에는 “있는 척, 아는 척”하며 살다가 목사가 된 후에는 “더 있는 척, 더 아는 척” 하는데다 “거룩한 척, 믿음이 있는 척, 기도하는 척”하며 목회를 하는 내 자신에게 스스로 올가미를 만들어 “척하는 병, 폼 잡는 병”을 묶어 버리기 위한 것이다.
 목사가 제일 중요한 일은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는 일인데 목사의 삶에서 나오는 말씀이 되어야 성도가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는 무서운 사실이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책망한 것처럼 목사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안지고 잘못하였으면 회개하고 성도들 앞에 용서를 구하지 않는 오만함 때문에 목사가 아니고 독사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말씀을 전할 때 마다 늘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된다. 왜냐하면 내 삶이 폼생폼사로 거짓말을 잘하고, 유혹에 넘어지고, 이성에 약하고, 물질을 좋아하고 하여 이런 독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칼럼을 쓰면서 늘 나를 돌아보게 한다.
 또 나눔 칼럼을 쓰는 다른 이유는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내 뜨거운 마음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 은혜를 말하지 않으면 큰 죄를 짓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은혜를 날마다 내 입으로 말하며 사는 것이 내 꿈이고 내가 생명을 사는 이유이고 칼럼을 쓰는 이유다.
 나는 성경에서 좋아하는 사람 중 에녹을 좋아한다. 성경에는 엘리야 선지자와 에녹 두 사람이 죽지 않고 하늘로 올라간 사람이다. 그런데 엘리야는 하나님처럼 놀라운 기적을 일으킨 사람이다. 그러나 에녹은 무엇을 했는지 아무 한 일이 성경 기록에 없다. 창 5:21-24에 “에녹이 65세에 무드셀라를 낳고 300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고 하셨다. “그냥 하나님과 동행하였다”라는 이 말씀이 얼마나 좋은지 내 마음을 평안케 한다. 

나는 이제 나의 남은 생애가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나의 “폼생폼사”를 보면서 “하나님 아버지가 기다려 주시는 은혜, 돕는 사람을 보내 주시는 은혜, 회개 시키시는 은혜, 궁휼히 여겨주시는 은혜, 못 본 척 하시는 은혜, 수명아 하며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 은혜, 너 안돼 하며 막아주시는 은혜, 꿈을 주시는 은혜, 겸손하면 산다 하시는 은혜, 잘했다 하며 칭찬해 주시는 은혜” 이런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와 그냥 동행하며 살고 싶다. 에녹같이...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