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브라질 한인들이 빠뜨러웅(Patrão)이라 불리는 사장님입니다. 의류제품이던 자영업이던 회사이던 현지인을 고용해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근면과 기술로 잘 사는 한인들은 무의식적으로 브라질인들 타자화(他者化)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타자화는 말 그대로 내가 아닌 대상을 다른 존재로 보이게 만드는 말, 행동, 생각, 결정 등을 말합니다. 500년 전의 유럽의 정복자들이 브라질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원주민들과 사회 시스템을 타자화시켰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브라질 한인들도 현지인과 차이를 두고 우월성을 부각시키며 살아갑니다. 이 타자화는 이민자로서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별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야기되는 현실에서 또 다른 사회의 어두운 면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브라질은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불평등(不平等)한 나라입니다.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인 차이로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은 대물림 되는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사람 사이에 계급이 나뉘어 집니다. 상위 20%가 하위 20%의 26배의 돈을 법니다. 이 불평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초기 식민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동쪽 소수의 지주들은 땅이 없는 대다수를 조종하며 권력에 접근 못하게 막아왔습니다. 땅 분배의 불평등은 뿌리깊은 문제입니다. 1960년대에 도시화가 진행되어 75%가 도시에 살기 시작했습니다. 산업화의 물결로 동남쪽 상파울로, 히오, 미나스 제라이스로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주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삶의 여건을 제공 받지 못해 많은 파벨라(favela)기 생겼고 이는 지금도 사회적 불평등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오래 전부터 공공 보건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초 보건과 의료 투자 부족은 장기적 관점에서 높은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치료받기 힘들고 돈이 있으면 최고의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브라질은 전세계 3위권의 농산물 수출국이지만 지금도 수 많은 사람들이 굶고 있습니다. 생산이 문제가 아니라 분배가 문제입니다.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교육에서 차별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많은 학생들은 비싼 사립학교를 나와 좋은 공립대학에 진학하지만 돈이 없는 학생들은 공립학교를 졸업하고 사립대학교에 가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많은 브라질인이 사법시스템의 불공정을 지적합니다. 통제되지 않은 마약거래, 살인, 강도, 성범죄는 이미 사회의 불공평의 적폐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치엘리트, 경제엘리트, 문화엘리트, 종교엘리트가 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려 사회 양극단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불평등한 브라질 사회에서 이민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작은 실천을 제안 드립니다. ‘공동체성’(Senso de Comunidade)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의 맥밀란과 차비스 교수에 따르면 공동체 의식은 1)자기가 속한 그룹에 대한 소속감, 2)구성원들이 서로와 집단에 주고 받는 감정 3) 구성원들의 필요가 ‘함께 함’ 으로 충족된다는 공유된 믿음입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누구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은 고립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함께 살아가는 연대와 협동의 정신이 요구됩니다. 특히 이민자 집단으로서 브라질 한인 사회는 한인 내부의 관계 그리고 현지인과의 관계라는 ‘이중의 공동체’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민 생활의 경험과 자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한인 사회에 마련되어서 사회적 약자로 떨어지는 비율을 줄어야 합니다. 이것이 한인사회의 경쟁력입니다. 현지인들과의 관계에서 경제적인 우월성으로 차별하기 보다 언젠가는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 손잡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하고 일상에서 만나는 현지인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