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국가들은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열강의 식민지를 직간접적으로 겪었습니다. 그 결과 영토는 쪼개져 현재 33개국이 정체성과 사회-문화적 유산을 가진 주권 국가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이 중 브라질은 특이합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크고, 아르헨티나의 3배인 이 거대한 땅이 하나의 국가로 존속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브라질의 지역주의(Regionalism)를 꼽습니다. 중앙 정부시스템의 개입을 강조하기 보다 지역의 이해관계에 방점을 두는 이론이나 실천을 말합니다.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브라질을 보통 다섯 지역으로 나눕니다.
 북부(Norte)는 브라질의 미래입니다. 수천 개의 크고 작은 물줄기는 거대한 아마존 강을 형성합니다. 전체 영토의 45%를 차지하며 약 530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19세기 후반 산업화에 접어든 국가의 고무 수요는 아마존을 활발한 경제 무대로 만들었습니다. 현재 아마존은 개발과 보존이라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습니다. 원주민 인디언의 인권, 산림파괴, 자본의 잠식, 환경문제는 개발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그늘입니다.
 북동부(Nordeste)는 브라질의 기원입니다. 19%의 영토를 차지하며 약 140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북동부는 가장 부유한 지역이었습니다. 헤시피와 사우바도르는 설탕 산업이 시작되었으며 식민지 경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낙후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극심한 지역입니다. 음식, 의복, 음악, 종교는 아프리카의 영향이 강합니다. 세대를 거치면서 북동부 지역 출신은 도시화의 물결로 중서부로 이주하여 그 문화적 배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중서부(Centro-Oeste)는 브라질의 가능성입니다. 북부와 함께 미개발 지역의 광대한 경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은 브라질 미래 먹거리의 보고입니다. 1950년대 수도의 브라질리아 이전은 국가 자본의 투자와 이식의 상징이었고 내륙지역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밖으로부터 시작된 유럽의 의존적인 역사에서 벗어나 남아메리카 대륙 속으로 진출을 의미합니다.
 남동부(Sudeste)는 브라질의 심장입니다. 10%의 영토밖에 되지 않지만 가장 많은 800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1690년대 브라질 남서부의 금광의 발견과 19세기 히오와 상파울로의 커피 산업은 정치적 경제적 우월성의 근원입니다. 수많은 유럽과 미국의 자본들이 남동부의 도시들에 진출했고 현재 이 지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히오 출신을 일컫는 까리오까의 이미지는 감성적이고 유머를 사랑하는 반면 파울리스타는 실제적이고 사업가 기질을 드러냅니다.
 남부(Sul)는 또 다른 브라질의 얼굴입니다. 7%의 영토를 차지하며 260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인간개발지수, 교육, 의료, 사회수준, 가장 높고, 문맹화률이 가장 낮습니다. 포르투갈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폴란드 이민자가 정착했습니다. 남부는 말(horse)이 상징입니다. 유럽인들은 말과 가축을 팜파스로 가져왔고 가우쇼(Gaucho)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강한 개성과 독립심, 이동성, 적극성, 자부심은 이들의 문화를 나타냅니다.
 브라질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입니다. 끌려온 아프리카 노예들은 북동부의 문화를, 금과 커피 산업을 찾아 온 유럽인들은 남동부의 핵심이 되었고, 독일 이탈리아 이민자들은 남부에 정착했습니다. 다양한 지역과 사람은 브라질은 더 복잡하고 매력 있는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브라질 성공의 열쇠가 여러 지역들의 이해관계를 더 큰 국가의 주제로 통합하고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브라질의 과거가 북동부에 심겨졌다면, 브라질의 현재는 남동부와 남부에서 구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는 북부와 중서부에 달려있습니다. 한인들에게 상파울로는 이민역사의 시작이자 현재의 활동무대였습니다. 이제 반세기가 넘는 이민 역사의 경험을 가지고 눈을 크게 뜨고 미래로 나가야 할 때입니다. 아직 까지 가보지 못한 브라질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