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자 선교사(베데스다교회)
우리 부부가 해시피 선교지에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혼도니아주에 있는 뽈또벨류에 도착했다. 이곳에 주의 종들과 신학생들 그리고 우리 부부가 오랫동안 기도하던 제목이 있었다.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아 헤매듯이 주의 종의 길을 걷고 싶어 애타하는 신학생들이 2년 전부터 오지롱 목사가 시무하는 쎈트랄 브라질 장로교회 구석방 하나를 내어주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마음 놓고 꿈을 키워갈 수 있는 신학교 건물을 소원하고 있었던바 때가 되매 그들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만날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구별된 물질을 드리려는 교회와 개인들을 세우셔서 순적하게 금번에도 주님은 일을 시작하심이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다. 돌이켜보면 늘 그러했듯이 하나님은 20년이란 세월을 하루 같이 주님께서 계획하시고 준비하셨던 일들을 때가 될 때마다 아침 안개가 사쁜히 내려 앉는 것처럼 마음에 다가오셔서 의심 없이 꿈을 안겨 품게 하시고는 크고 비밀한 것들을 보이시면서 손짓하시며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하나 하나의 기적이 이루어졌기에 이제는 주님께서 이루시는 일이 당연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나님께서 하시니까.. 내가 한 일이 아니잖는가? 세월의 길목 길목마다 이루어 놓으신 일들을 돌아보면 마치 갈렙이 가나안을 향해 “저들은 우리의 밥이다” 라고 외쳤던 것처럼 내 맘에도 이와 같은 외침이 있었음을 알게 하신다. 구석진 방! 강의실에서 꼭꼭 끼어 앉아 눈망울도 맑게 남편 김 목사님의 수업을 받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는 나는 몇 달 후면 주님이 지어주신 새 건물 강의실에서 수업하는 그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는 것 같이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나로하여금 기뻐 뛰게 하셨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운 이때에 깨어 우렁차게 기도하는 그들의 소리가 주님이 그토록 찾으시는 영혼구원을 위해 세상으로 사각모를 쓰고 뛰쳐 나가는 훗날의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만족한 웃음을 주님과 함께 웃어본다. 할렐루야!!!2 0년 동안 주님이 밟게 하신 이 브라질 땅! 아마 우리 부부 만큼 이 땅을 많이 다닌 사람도 많치 않으리라...생각해 본다. 리메이라, 삐라시까바, 쌍후란시스꼬, 헤시피 IPSEP, 알데이아, 까마라지비, 까맬라, 가라늉스, 까스따이뇨, 깜비림바, 쥬삐, 빠울리스따, 따비라, 꾸찌아, 빼뜨로리나, 죠앙빼소아, 빠또스, 씨티우 아뺄따두, 아과부랑까, 주아제이로, 폴따레자, 꿈부꾸, 뽈또 밸류, 마나우스, 등등, 이 많은 곳곳에 주님이 남겨 놓으신 흔적! 교회들이 세워지고 탁아소가 세워지고 신학교들이 세워지고 .... 눈에 보이는 것들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들이 살아나는 소리가 들린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따라가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지난날을 재연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남미 브라질의 뜨거운 열기를 가는 곳마다 맛보고 살았지만 이곳 뽈뚜밸류는 머리 위에 숫불을 올려 놓은 것같이 바짝 말라가는 습기 없는 따가움에다 땅바닥은 조약돌을 불에 달군 후 그 위에 물을 뿌린듯한 이상하리만큼 조금은 습한듯한 열기가 온 몸을 파고 든다. 계속 걸으면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가는 더위라고나 할런지....또 “따까까” 라는 스프같은 음식이 있는데 새우를 얼마나 소금에 절였는지 소금 그 자체에다 시금치 같은 록색 야채를 조금 넣은 말하자면 짠 소금 물에 시고 쓴맛까지 이 세상에서 내가 먹어본 음식이라 이름하는 것 중에 가장 맛 없는 음식이라고 말하고 싶다.한 술 뜨다 남편 김 목사님의 괴로운 얼굴을 본 나는 대접한 신학생을 배려해야 하기에 눈짓으로 태연하라는 싸인을 주었지만 남편은 수저를 넣었다 빼었다 시늉만 하면서 고역을 치루고 있었다. 나는 스프의 채소가 혀에 닿자마자 혀가 마취제를 투여한 듯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를 대접하는 신학생 뻬드로는 원래 그러다가 만다면서 국물까지 핧다 먹어버린다. 이 “따까까”라는 음식은 그곳의 살고 있는 볼리비아인의 음식이라고 했다. 원래가 그런 음식이라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음식문화에 대접한 사람을 위해 순교하는 마음으로 먹었지만 결국은 다는 먹을 수가 없었던 그 기억은 아마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적어도 이런 지독한 맛을 내는 인생은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곳에서의 대접이라고는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보니 어쨋든지 이 귀한 것을 대접한 신학생에게 마음에 충분히 맛있다고 말을 할 수 없어서 미안했다. 우리는 뽈뚜밸류를 다녀온지 이틀 후에 열 다섯 명으로 구성된 청장년 선교팀과 함께 쎄아라주 훨따레자 교회를 향해 또다시 선교여행을 떠났다.
칼럼
프린트
스크랩
메일전송
댓글달기
목록
이전
맨위로
메일보내기
더보기
RSS
nammic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