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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환 목사(크리스천뉴스위크 발행인)
이단(異端)이란 ‘다를 이’와 ‘끝 단’이 말해주 듯 처음은 같아 보이지만 끝이 다르다, 그래서 이단은 끝이 다르다는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정의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니까 입장 할 때는 기독교인척 하는데 그 꼬리에 숨겨 놓은 것은 자신의 영화나 우리 주님에게 돌아가야 할 영광을 독식하여 살아생전 부귀영화도 누리고 황제가 제국을 호령하듯 무서운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가짜를 말함일 것이다.
지난주 한국에서는 어느 초교파 협의회가 세계 기독교 교회 협의회(WCC)를 적그리스도로 규정했다고 한다. 깜짝 놀랄 일이다. 아무리 기독교의 본질을 이해하는 이념상의 차이가 있다 해도 세계적으로 수많은 교단과 교회들이 가입되어 있는 역사적인 조직을 두고 적그리스도라니?
흔히 적 그리스도라면 짐승처럼 사람을 잡아 죽인 독일의 나치즘이나 책을 읽을 줄 알면 지식분자라하여 무조건 총질을 해서 땅에 묻었던 캄보디아의 크레르 루즈와 같은 천인공노할 반인륜 집단을 적그리스도라고 부르면 모를까 역사를 관찰하는 안목이 조금 진보적이라 해서 우리 기독교 공동체의 대표적 연합체인 WCC를 적그리스도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이제 WCC에 가맹되어 있는 한국의 예장 통합이나 감리교회 등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지만 이런 막가파식 행동은 연합이나 일치는 고사하고 분열과 대립의 각을 세우자는 의도로 보여 질 뿐이다.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주님께서 기뻐하실 일이 아니다. 정작 적그리스도라고 불러야 할 사람들은 WCC가 아니다. 바로 이단들이다. 예수의 이름을 팔아 사리사욕을 챙기는 사람들이야말로 교회들이 연합하여 방어망을 구축하고 거기 걸려드는 희생자들을 구해내기 위해 진지하게 마음을 모아 연합전선을 펼쳐가야 한다.
그런데 한국 기독교 총연합회(한기총)가 그동안 존재해 왔던 이단대책 위원회를 상설 위원회에서 슬그머니 없애버리려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신문 ‘뉴스파워’가 ‘한기총은 이단사이비 대책 포기했나?’란 제하의 기사에서 그렇게 보도하고 있다. 한기총이 개혁을 외치면서 변화발전 위원회란 것을 조직하여 선거법이랑 많은 것을 뜯어 고치겠다며 개혁안을 내놨는데 정작 꼼꼼하게 살펴보니 이단 대책위원회를 상설위원회에서 없애버렸다고 한다. 한기총이 해야 할 일이라면 이단대책을 철저하게 세워서 교회를 보호하는 일이거늘 그것 말고 더 시급한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미주지역 한인교계도 한국 교회를 대표한다는 그 대표성 하나 믿고 한기총 이대위가 때때로 발표하는 ‘이단 연구 보고서’에 의존하여 이단여부를 식별해 내기도 하고 이단 경계 활동도 벌여 오지 않았는가? 한기총이 현실감각이 둔해져서 이렇게 갈지자 행보를 보인다면 어느날 갑자기 한기총의 대표성이란게 아침 안개 사라지듯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위기위식을 느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한기총은 교회를 어지럽게 하면서 거짓 복음으로 진짜 복음을 해체시키려고 교활한 교란 작전을 펼치는 이단들을 막아서는 수색중대 역할을 맡아주어야 한다. 대표회장 선거 때 표를 몰아주었다고 군소교단에서 튀어나와 자질과 지도력도 검증 안 된 함량미달 인물들을 여기 저기 위원장으로 앉혀 놓는 일을 자제하고 한국교계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얻고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이단 대책위원회를 상존기구로 세워 놔야 한다.
미주지역에도 이단은 극성이다. 이단이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우선 거짓말을 식은죽 먹 듯 하면서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타인의 말에는 귀를 열지 않고 자기들만 옳다며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정신병에 걸린 녹음기 같이 행동하곤 한다.“우리 교회 넘보거나 내 목회 해치는 자가 아니라면 나는 이단이던 삼단이던 내 알바 아니라네.” 그렇게 이단에 대해 여유를 부리며 배짱 두둑한 게 미주 교계의 현실이다. 그런데 한번 당해 보면 그때부터 게거품을 물기 시작한다. 어디 이단이라고 의혹 받는 자들이 ‘나는 이단이요’ 그렇게 주홍글씨처럼 등짝에 글씨 써 붙이고 다니는 것 보았는가? 한국은 교회 정치하느라 나 몰라라? 미주지역은 교회 성장시켜 우선 나부터 살고 봐야 되는데 이단 어쩌구 따질 시간이 어디 있어요? 이단이라고 귀띔을 해 줘도 코방귀도 안 뀌던 목사들이 언젠가는 이단에 대한 기본지식도 갖추지 못했다며 교회로부터 쫓겨나는 날이 찾아오리라. 찾아 와야 당연하다. 한국의 한기총이여, 무슨 새로운 선거법 개정안을 내놨다가 실행위원회에서 험악한 북새통이 연출되었다고 들었는데 제발 교회 역사 앞에 부끄러운 꼴 당하지 않으려면 이단대책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존속시키는 것은 마땅한 일이고 거기 자질 있는 인물들로 조직을 재정비하여 해외 한인 교계의 신뢰를 얻는 일에도 열중하여 주시라. 시방 LA서 하는 내 말이 종로 5가까지 들릴라나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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