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제 여동생의 막내딸 ‘김맑은샘’의 혼인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한국방문 때입니다. 브라질 사는 우리의 한국 방문 소식을 듣고 예비 신랑과 인사하고 식사도 함께하면서 축복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외삼촌 외숙모인 우리가 경사스러움을 축하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쭉 생각해왔습니다.
여동생 딸이 결혼을 한다
맘으로도 축하해주고 또 살림에 보탬이 되는 살림밑천이라도 건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아내와 샘이 결혼을 주제로 여러 번 이야기를 했습니다. 브라질 시간으로 주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혼주가 되는 샘이 엄마, 내 여동생 찬숙이가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영상통화를 하면서 우리에게 아버지 얼굴을 보여주고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한주를 시작하게 합니다. 저나 제 아내에게는 참 소중한 시간입니다. 최근 영상통화를 하면서 아버지가 살이 찌신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업농이시고, 벌을 치시며 노인일자리까지 감당하시던 바쁜 아흔둘 아버지신데 아흔을 넘기신 후 몸이 아프셔서 자주 입원을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자손들이 아버지를 뵐 때마다 일을 줄이셔야 한다고들 조언해습니다. 급기야는 놀이삼아 하시도록 밭일이나 논일 등등을 반강제로 줄이면서 아버지의 몸 체중이 늘어나서 배도 조금 나오시고 얼굴도 통통해지신 것이 아닌가 해서 염려입니다. 영상통화 때마다 “정목사 머리가 희어졌구먼!”하고 신기해하시는 것을 보면 자식이 내일모래 칠십인 것을 인정하기 싫으신 것인지, 마냥 어린아이로 보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에 한국에 나갔을 때 바로 밑에 남동생 찬웅이 큰아들 성기가 아기를 안겨줘서 나도 할아버지가 되었음을 실감했었는데 우리 형제자매 중 제일어린 조카 샘이가 결혼을 한다니 사람노릇도 못하고 사는 것이 해외목회자가 아닌가 하고 자조하기도 합니다.
스타일구기지 않도록 스타일러 어떨까?
해외 선교사로서 넉넉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큰맘 먹고 홀아씨 신혼 맞벌이 부부에게 편리한 스타일러 하나 선물해야겠다고 아내와 입을 맞췄습니다. 우리 부친께서는 우리 삼남매가 낳은 여섯 자식들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노트북 하나씩 사주셨던 기억을 하면서, 나도 조카들이나 손자들에게 아버지가 하셨던 그런 정도의 축하를 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장남인 내가 모셔야 할 아버지 어머니를 막내 여동생이 모시고 살고 있다가 막내 여동생 손에서 어머니를 먼저 보내드리고, 홀로 되신 아버지를 더 살갑게 모시고 매주 영상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있어서 늘 감사와 미안함이 함께 교차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감사함을 표현해야 할 때 꼭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중 샘이 결혼식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애들이 남미로 신혼여행을 온다고 했으면 ‘리우데자네이루’로 해서 이과수를 한 바퀴 돌아서 아르헨티나 바릴 로체까지 외삼촌 노릇 제대로 한번 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 아쉽기만 합니다.
샘이 결혼식에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기는 엄마 아빠처럼 신앙생활 잘하고 연구원 사회에서 인정받는 세계인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