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장인어른(聘父) 김 범중(93세) 아버님의 비보는 전혀 생각지도 않은 때 일어난 충격적 사건이었습니다. 젊은 사람은 다 출근하고 간병인이 집에 와서 살펴드리는 동안 평소 아버님과 다른 모습인 것을 발견하고 119에 연락해서 급히 응급실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일반병실로 옮길 때까지는 응급치료를 하고 영양제로 힘을 북돋아서 며칠 지나면 퇴원할 것으로 모두가 다 생각했습니다.
국가 유공자로 이천 국립묘지에 안장
그런데 감기가 폐렴으로 치달아 결국은 병원에서도 손쓸 수 없이 되셨고, 안타깝지만 그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사이에 번개처럼 장례절차가 이뤄지고 지금은 6.25한국전쟁에 참여한 국가유공자로 국립묘지 이천 호국원에 안장되셨습니다. 5년 전 먼저 가셔서 벽제 승화원에 계신 장모님과의 합장은 내년 우리가 한국에 나갔을 때 우리와 함께 서류절차를 거쳐 봉행하기로 한국의 가족들이 결정 했다고 합니다.
유권사님, 우리는 이미 두 분이 천국에서 만났다고 믿고 있지만, 인간적으로 따져보면 두 분의 합장마저 산 사람 위주로 모든 것을 생각한다는 것이 불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장인어른의 사망소식을 듣고 브라질의 우리는 당황스러웠습니다. 브라질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님의 소천소식을 듣고 발만 동동 구르며 장례에 함께 참여하지 못했습니다만, 우리도 이미 세분 부모님들을 모두 하나님 나라에 송별하면서 한 번도 그 현장에 있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일상이 된 디지털 통신위성의 힘을 빌려 조카들이 수시로 영상을 찍어 보내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럽습니다만 그래서 더 죄송스럽고 죄인이 된 심경입니다. 우리 장인어른의 경우 6.25참전 국가유공자이셔서 대통령기가 식장에 걸리고 보훈처의 훈장이 사진 옆에, 태극기로 관을 싸서 운구하는 등 산 사람들이 고인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예를 갖춰서 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한 것에 감사했습니다.
선교사협과 교우들이 함께한 추모예배
유권사님, 저희는 교회에 장인의 소천소식을 알리고 교우들과 함께, 선교사협의회와 더불어 장례일정을 한발 뒤에 서서 따라갔습니다. 선교사협의회의 사랑방과 교회‘말씀방’에 그 일정들을 한발 앞서 고지하면서 100여 브라질선교사님들과 성도들이 장례일정을 함께 호흡했습니다. 한국에서 아침 6시 30분 발인예배를 드리고 승화원으로 출발하는 일정을 진행하는 동안, 브라질시간 저녁 7시에 추모예배를 준비해서 성도들과 함께했습니다. 우리의 듬직한 성도들이 한국식 육개장과 비빔밥, 고급진 떡과 과일, 음료수를 정성을 다해 미리 준비해서 상파우르에서 오신 분들과 성도들이 예배를 마치고 함께 식사를 나눴습니다. 성도들이 음식들을 준비하며, 이런 일이 나에게 닥쳤을 때 나도 목사부부처럼 갈 수 없었다는 간절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는 고백적인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더 더욱 감사한 것은 브라질기아대책 회장인 우경호 목사의 정성스런 예배인도와 이사이신 손성수 목사의 축도, 이상열 권사의 기도는 간절했고 진지했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모두의 간절함과 정성스러움, 그리고 방금 하나님 아버지 앞으로 가신 어르신을 넓은 품으로 맞아주실 것이라고 믿는 그 믿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모든 장례절차가 끝났고 이천 호국원에 안장되었다는 이야기를 처남과 처제들에게 전해 듣고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글을 보내고 안도의 깊은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 빙부(聘父*)아내의 친아버지, 노인을 일컫는 말, 장인(丈人)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