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나니아 연대기: 구원 그 이후 76
2025/07/19 00:48 입력  |  조회수 : 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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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마지막 전투」: 시프트와 퍼즐(8)

 “여기, 나니아의 왕 티리언이 왔노라. 아슬란 님의 이름과 내 목을 걸고 맹세하노라. 타슈는 사악한 악마이고, 원숭이는 반역자이며, 이 칼로르멘 병사들은 죽어 마땅한 자들이니라. 진실한 나니아 국민들은 내 편에 설지어다. 새로운 지배자가 너희를 하나씩 다 죽일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텐가?” 마침내 총체적 난국을 참다 못한 티리언 왕이 일어났다. 그는 무엇보다 나니아의 창조주 아슬란의 이름과 그가 세운 창조질서를 회복하려 한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아주 소수의 나니아 백성 즉 말하는 동물들만 모여든다. 그런데 이 동물들의 면모가 재미있다. 왕의 부름을 듣고 가장 먼저 달려온 것은 ‘사람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충성의 상징인 개들이었다. “잘 오셨습니다! 우리가 돕겠습니다. 꼭 도와드리겠습니다. 돕고 말고요.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알려만 주십시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요, 어떻게, 어떻게?” (여담이지만, C. S. 루이스는 여기서 말장난을 하고 있다. 영어로 ‘어떻게’가 ‘how’인 것에 착안하여, 개들이 짖는 소리와 비슷하게 적은 것이다. 즉, 음차를 하면 ‘하우? 하우? 하우?’가 되는데, 이것은 개가 짖는 소리인 ‘아우, 아우, 아우’와 비슷한 소리이다.) 

 루이스는 이 장면을 기가 막히게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커다란 개들은 떡 벌어진 어깨에 강한 턱을 가지고 있었다. 개들이 달려드는 모습은 마치 해변에서 사람들을 덮치고 부서지는 거대한 파도 같았다.” 이것만 보면 마치 나니아의 말하는 개들 모두가 달려온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고작 열다섯 마리 뿐이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계시하는 진리를 바르게 수호하고 그것을 온 힘을 다하여 도우려는 것은 언제나 소수라는 것을 루이스도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묘사는 계속 이어진다. 열다섯 마리의 개들이 왕에게 힘껏 달려가자, 곧이어 생지와 두더지, 다람쥐와 같은 “작은 동물들 ‘몇몇이’ 환호성을 지르며 쪼르르 달려왔다... 잇따라 곰과 멧돼지도 왔다... 티리언 왕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동물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았다.”   

 기독교는 하나님의 말씀이 계시한 것을 진리 그 자체로 믿고 행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이다. 이 진리는 또한 사랑이기도 하다. 진리이신 하나님께서 또한 사랑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의이시며 또한 사랑이시다(요일 3:10). 이 진리와 사랑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와서 믿음을 선물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먼저 사람에게 좋은 것일 수 없다. 이것은 먼저 하나님께 좋은 것이고, 그 안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도 좋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무서움이나 공포심이 없다. 오히려 확실성과 안도감, 오직 하나님으로만 충만하려는 자기 부인과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에 힘쓰는 자기 십자가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우선 인간에게 좋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슬그머니 들어온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광야로 가신 예수님께 사탄이 가장 먼저 치고 들어온 것이 바로 그렇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좋지만, 그래도 좀 먹으면서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것을 오늘날의 말로 하면,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신실하게 믿는 것도 좋지만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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