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마지막 전투」: 시프트와 퍼즐(2)
인식의 문제는 결국 사이비의 문제를 야기한다. ‘사이비’라는 단어는 한자어로, 似而非라고 표기한다. ‘비슷한데 아니다’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진짜처럼 보이지만 가짜인지 알려면 안목, 즉 분별력이 필요하다.
성경은 많은 곳에서 신자가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먼저 하나님에 대한 분별력을 강조한다. 기독교인이 믿는 하나님은 성경이 계시하는 하나님인데, 이 세상은 끊임없이 어떤 다른 것을 하나님으로 상정하고, 그것이 참 하나님이라고 설득하려 하기 때문이다. 조금 길지만, 사도 요한의 말씀을 인용하겠다.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라. 이로써 너희가 하나님의 영을 알지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그리스도의 영이니라. (...) 그들은 이 세상에 속한 고로 이 세상에 속한 말을 하매 이 세상이 그들의 말을 듣느니라. 우리는 하나님께 속하였으니 하나님을 아는 자는 우리의 말을 듣고 하나님께 속하지 아니한 자는 우리의 말을 듣지 아니하나니 진리의 영과 미혹의 영을 이로써 아느니라(요일 4:1-6).”
‘진리의 영’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 성령 하나님이시다(참조 요 14:17). 그리고 이 성령님 안에서 우리가 하나님과 나누는 교통인 예배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이렇게 가르친다. “너희 몸을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 12:1).” 그리고 곧이어 덧붙인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종합하면, 성경의 모든 말씀을 잘 듣고 따르는 사람은 어떤 사상이나 말이나 현상이 성령 하나님께로 온 것인지 미혹의 영에게서 온 것인지 분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 안에서 영적 예배로 하나님께 나아가 기쁨을 드린다는 것이며, 또한 이 세상을 본받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이 세상을 본받는 삶이란 무엇인가? “이 세상이나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요일 2:15-16).” ‘육신의 정욕’은 몸에 좋은 것, 즉 생활에 편한 것을 말하고, ‘안목의 정욕’은 눈에 좋은 것, 즉 보기에 좋은 것을 말하며, ‘이생의 자랑’이란 자랑하기 좋은 것, 즉 명예나 인기를 말한다.
이런 것들은 다 이 세상에서 온 것이며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닌데, 그런 것들을 사랑하는 삶, 그런 것들을 추구하는 삶이 바로 이 세상을 본받는 삶이며, 사이비적 삶인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사이비적인 것들이 진짜인 것처럼 신자도 속이려 할까? 그것은 바로 진짜가 가진 권위 때문이다. 가짜 또는 위조 명품이 성행하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하지만 가짜를 만든 사람은 그것이 가짜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당나귀 퍼즐은 아슬란이 아니지만, 아슬란이 아니라는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는 원숭이 시프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