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낙타 옷을 걸치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할 때 즐겨 잡수시던 음식이 메뚜기와 석청(야생꿀)이었습니다. 삼손이 길에서 사자를 죽이고 버려둔 곳에서도 야생벌이 집을 지어 꿀을 얻었다는 등 꿀이야기는 신구약성서에 61번이나 기록되어 있습니다. 꿀은 저에게 개인적으로 참 오래전부터 친근한 건강식품입니다.
성서에 나타난 꿀 이야기 61번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는 마리산 밑 향리에서 취미로 꿀 농사를 하고 계십니다. 꿀벌 서른 통이 당신의 관리 기준이십니다. 어릴 때부터 뒤란의 양지바르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 밑에 벌통들이 있었습니다. 가을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던 벌들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벌집에 양식을 꽉 채워, 굶어죽지 않게 월동 갈무리를 하는 것도 보며 자랐습니다.
한국은 겨울이 있는 곳이어서 브라질에 비해서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11월부터 3월까지입니다. 벌통 안에 양식이 충분하면 겨울나기가 쉽지만 벌통 안에 겨울양식이 부족하면 굶고 힘이 약해져서 얼어 죽기 쉽습니다. 또한 밀폐된 공간이어서 관리를 잘 못하면 곰팡이 균이나 진드기의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꿀벌은 봄꽃이 피는 시기부터 꿀뜨기를 시작해서 아카시아 꿀, 밤 꿀, 잡 꿀, 싸리 꿀을 뜨면 늦가을입니다. 봄철 월동한 벌에게 설탕물을 줘서 벌을 강군으로 만들고 봄꽃을 넓은 가슴으로 맞으면서 분봉도 하며 세력을 키우는 가운데 아카시아 꽃과 밤꽃에서 꿀을 뜨면 여름장마가 시작됩니다. 장마가 길어지면 여름양식을 줘야 합니다. 그리고 장마가 끝나면서 여름 각종 꽃들에서 잡꿀을 수확하게 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꿀이 제일 맛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벼가 피어 이삭이 무거워지면서 싸리꽃이 피면 벌들이 먼저 가을을 알고 열심히 꿀농사를 지어 벌집의 입구를 봉해 겨울양식을 준비합니다.
꿀, 로열젤리, 화분, 프로폴리스 등등 생산
이때 벌 키우는 사람에게 욕심이 생기면 싸리 꿀을 따고 대신 겨울양식을 하라고 설탕물을 줍니다. 아버지의 강군(强軍) 벌 서른 통은 아카시아 꽃 필 때 이미 달성됩니다만 겨울난 벌통에서 여왕벌집(왕대)의 수를 조정해서 여러 통으로 분봉하고 강군이 되면 꿀 농사는 재미있어집니다.
유권사님, 이렇게 꿀 농사를 지으면서 출입구를 좁게 하고 입구에 화분통을 달아놓으면 몸에 붙이고 온 화분을 떨구고 출입을 하게 되어 꿀뿐만 아니라 화분까지 수확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벌통에 여왕벌이 될 왕대를 여럿 달면 그 왕대 먹이를 적출해서 로얄젤리(왕벌젖)를 생산하게 됩니다. 이렇게 한해 꿀벌이 월동준비를 하면서 벌통 안, 벌집 아래위로 덮어 준 두꺼운 흰무명천 보호대는 일 년 내내 벌들이 출입하면서 나쁜 병균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항균 보초를 세우고 밖에서 활동을 하다가 벌통으로 진입하는 순간 소독을 하고 들어오게 됩니다. 월동준비를 하면서 새 무명천 보호대로 갈아주고 일 년 내내 사용했던 항균덮개천은 알코올에 담가놓습니다. 거기서 녹아내린 노란액체가 우리가 애용하는 프로폴리스입니다.
유권사님, 그러니까 꿀벌에서 얻는 것은 꿀, 벌화분, 로열 젤리뿐만 아니라, 프로폴리스, 양초, 벌침 등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익충입니다. 아흔하나 제 아버지 정헌채 장로님은 50년도 더 된 양봉인이신데 여전히 금년 꿀벌 농사를 마무리하고 프로폴리스를 생산하며 월동을 준비하고 계실 것입니다.
이런 저런 목사의 향수가 금년 교회 창립14주년 기념품으로 벌꿀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