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나니아 연대기: 구원 그 이후 40
2024/09/28 03:16 입력  |  조회수 :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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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캐스피언: 진리에 대한 반응(2)

 구원받은 사람은 이 세상과 달라야 한다,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진리가 이 세상을 좋아하는, 더 나아가 이 세상을 따르려는 마음을 너무 불편하게 할 때, 사람들은 이 진리가 실제로 일어나는 사실이 아닌 ‘신화’나 ‘옛날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치부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텔마르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기독교인도 마찬가지 아닌가? 모세의 때 홍해가 갈라졌다든가, 엘리야가 회오리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든가, 아니면 처녀 마리아가 임신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낳았다 하는 이야기가 실제로 역사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믿어지는가? 성경의 기적들이 오늘날 우리 삶에도, 그 형태만 달리하여, 일어난다고 신뢰하며 살아가는가? 아니면, 성경에 있는 내용은 단지 종교적 ‘좋은 말씀’이나 설화 또는 이론상의 이야기이며, 현실에 일어나거나 적용되지 않는 막연한 어떤 것인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성경의 역사는 사실이다. 이것이 진실이다. 그러나 인간 이성의 범주 안에서 이해되는 것만 성경의 가르침이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은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진실을 온전히 믿지 않는 것이다. 신학적으로, 이것을 ‘자유주의’라고 한다. 바로 이러한 태도가, 캐스피언의 삼촌인 미라즈 왕이 조카에게, 동화 따위는 옆으로 젖혀 놓고 ‘진짜 일’에 신경 쓰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아슬란으로부터 직접 창조를 받은 이른바 ‘옛 나니아 인’ 중에서도 동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난쟁이 트럼프킨이다. 트러플헌터가 나무요정 드루아스와 물의 요정 나이아스가 깊은 수면에서 깨어나 텔마르 인들에 대한 전쟁에 동참할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정말 자네들 동물들이란 대단한 상상력을 가졌다니까! (...) 그렇다면 나무들과 물들은 왜 꿈쩍도 하지 않는 거지? 돌멩이들이 알아서 그 늙다리 미라즈를 공격해 주면 훨씬 좋잖아?” 

 요컨대, 오랫동안 아슬란과 요정들이 나타나는 것을 두 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존재가 아슬란의 피조물이라는 사실, 그래서 아슬란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가 행한 모든 창조와 섭리의 역사가 진실이라는 것에 대한 증거인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는 아슬란의 피조물이면서, 실제로는 우연의 산물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이 아슬란과 나니아 창조 역사라는 진실의 증거이면서, 나무들과 물들과 돌멩이들이 움직이면 좋을 것이라는 또다른 증거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그가, 캐스피언이 위기의 순간에 분 ‘수잔 여왕의 뿔 나팔’을 불었을 때 나니아로 소환되어 온 피터와 수잔, 에드먼드와 루시를 만났을 때, 그는 자기가 ‘동물들의 대단한 상상력’으로 치부했던 것이 역사적 진실이라는 사실을 믿게 되었다. 아이들과 일련의 일이 일어난 후, 피터가 “자, 이제 당신이 우리의 존재를 믿기로 했다면...”이라고 하자, 그는 즉시 이렇게 답한다. “이미 믿고 있습니다.” 

 즉, 그의 믿음이란 단순히 자기 앞의 아이들이 그들을 도우려고 왔다는 것에 대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들이 고대 나니아의 황금기를 이끈 네 명의 왕과 왕비들이라는 것, 즉 그 역사를 믿는다는 고백인 것이다. 

 그렇다. 진실 안에서, 믿음과 역사는 같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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