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샤스타: 자유와 책임

 연단이 없다면 이 세상적 관점에서 자유롭게 될 수 없다. 자유의 상태는 책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고 자유롭게 하시면서, 또한 우리에게 이 자유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신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우리가 지고 있는 이 세상적 짐을 자신이 책임지시겠다고 약속하신 주님께서는 자유를 약속하시면서, 곧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하신다. 주님께서는 ‘나의 멍에’, 즉 주님께서 메어 주시는 짐을 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주님을 따라가며 주님께서 짐을 지시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 짐은 우리에게 쉼을 준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주시는 짐은 원래 우리가 지고 있는 짐보다 훨씬 더 지기 쉽고 메기에 가볍기 때문이다.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니라(마 11:28-30).”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연단이란 바로 이 과정이다. 이 세상이 우리에게 지운 짐을 주님께 맡기고 다시 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려면 다른 짐을 져야 한다.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메어 주시는 짐, 주님의 짐이다. 이것을 배우는 것이다. 

 이 원리를 배우지 않으면 하나님의 자유에 대하여 알 수가 없다. 책임을 지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북쪽 나니아를 향하여 탈출하고는 있지만, 브리나 샤스타는 자유로운 땅의 말이나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를 알지 못했다. 아니, 자유로운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샤스타는 자기를 구해준 아르셰슈 밑에서 노예처럼 살았기 때문이고, 브리도 너무 어릴 적에 납치당해 칼로르멘으로 와서 군마로 지냈기 때문에 자유로운 동물의 생활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브리는 자기의 말이나 행동이 나니아의 동물들에 비하여 어떻게 비춰질 것인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자유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지만, 막상 그 자유를 누리는 삶을 산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자유로운 언행에 대한 걱정이 늘어갔던 것이다. 물론, 그것은 자기도 다른 자유로운 동물처럼 보이고 싶다는 욕망에 기인한다. 자기도 다른 말하는 동물처럼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브리는 샤스타에게 심각하게 말한다. “너는 생각해보지 않았겠지만, 말하는 말은 말 못하는 말들에게 배운 바보 같고 광대 같은 짓을 절대 안 할 것 같지 않아? 나니아에 돌아갔을 때, 내가 좋지 않는 천박한 습관을 잔뜩 가지고 있는 것이 알려져 봐. 얼마나 끔찍할까? 샤스타, 어떻게 생각해?” 그리고 그들이 드디어 나니아의 국경에 가까웠을 때, “브리는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점점 더 조바심이 나고 자신이 없어졌다.”  

 브리의 이러한 걱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그것은 자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날마다 우리 짐을 지시는 주 곧 우리의 구원이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시 68:19).” 하나님께서 우리의 짐을 지심으로 자유를 주셨다는 것을 노래한 성경은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 5:7)” 하고 권유하고 있다. 구원을 받아 자유를 얻었으면, 이제 모든 염려는 주님께 맡겨야 한다. 말 그대로 ‘모든’ 염려를 맡겨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