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페번시 가문 네 남매: 에드먼드
옷장에서 놀던 루시가 잠시 후 크게 소리치며 달려 나왔다. “나 여기 있어, 여기. 방금 돌아왔어! 난 괜찮아!” 그리고 옷장을 통해서, 그 안에 있는 ‘나니아’라는 눈에 덮인 겨울 나라가 있으며, 거기 주민인 파우누스와 차도 마시면서 몇 시간동안 즐겁게 놀다 왔다고 주장했다. 그녀가 하도 열정적으로 주장했기 때문에, 다른 형제들은 루시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큰 오빠인 피터와 큰 언니인 수잔이 이 문제에 대해 디고리 노교수와 의논하였다.
그는 아이들이 말을 마칠 때까지 주의 깊게 들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는 루시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알지?” 그러자 오히려 피터와 수잔이 깜짝 놀랐다. “너희만 괜찮다면 한 가지 묻고 싶은데, 미안하지만 지금껏 남동생과 여동생 중 누가 더 신뢰할 만했지? 그러니까, 누가 더 정직하냐는 뜻이다.” 그러자 피터가 대답했다. “실은,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는 늘 루시 쪽이었어요.”
디고리가 말했다. “이 일에는 세 가지 [논리적인] 가능성이 있어. 루시가 평소에도 거짓말쟁이이거나, 미쳤거나, 아니면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거나. 너희는 그 아이가 거짓말쟁이가 아니며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렇다면, 다른 증거가 없는 한 우리는 그 애의 말이 진실이라고 가정해야 해.” 그는 상식이란 그것과 반대되는 것을 거짓으로 만드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에게, 루시의 말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해서 바로 거짓이라고 단정하지 말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말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 자신이, 바로 그 아이들의 나이쯤 나니아가 창조되는 것을 직접 보고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상식적이지 않아도, 논리적으로 추론되지 않아도, 또는 믿어지지 않아도, 나니아는 분명히 있다.
어느 비 오는 날, 집안에 갇히게 된 아이들은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루시는 다시 한 번 그 옷장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에드먼드가 보았다. 그리고 “자기도 그 안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루시가 말한 상상의 나라를 트집잡아 계속 놀려먹으려는 심보에서 였다.” 그러나 루시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를 찾아 앞으로 계속 나아가던 찰나, “에드먼드가 발을 내디딘 곳은 빈 방이 아니었다… 발 아래 뽀드득뽀드득 마른 눈이 밟혔고, 나뭇가지 위에도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에드먼드는 지금 현실로 밝혀진 ‘상상의 나라’를 가지고 루시한테 얼마나 심술궂게 굴었는지가 떠올랐다.” 루시를 따라, 에드먼드도 나니아에 다다른 것이다.
그러나 그는 루시와 다른 경험을 했다. 나니아에 오자 마자 스스로를 ‘나니아의 여왕’이라 참칭하는 하얀 마녀를 만난 것이다. 마녀는 그를 보자 마자 ‘아담의 아들’, 즉 인간인지 물었다. 에드먼드가 그렇다고 하자, 그를 자기 썰매에 태우고 뜨거운 음료와 ‘터키 젤리’를 주었다. “에드먼드가 맛있게 먹는 동안 여왕은 계속 질문을 해댔다… 여왕은 에드먼드에게서 남자 형제가 하나, 여자 형제가 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녀는 에드먼드가 다음에 나니아에 올 때는 그의 형제와 자매들을 데리고 자기 집으로 찾아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에게 두 가지 약속을 했다. 첫째, 그를 왕자로 삼겠다는 것, 그리고 둘째, 하루 종일 터키 젤리를 먹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