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엊그제 한국에서 브라질로 들어오는 여자 선교사님 편에 책 한보따리를 받았습니다. 한국과 브라질의 우편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세금 포탄을 때려 맞거나 우편물을 분실하는 경험이 있기에 비용이 좀 세더라도 인편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그 한 트렁크 속에는 다양한 살림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유승우 장로(기독교경주방송본부장)가 보낸 15부의 2024년 방송국 달력과 2024년 교회력에 따르는 설교자료, 13주년 13명 선교사님들의 목회셔츠까지 아슬아슬 23킬로그램 항공사 기준무게를 넘나들었습니다.
요양원에 계신 나이 드신 시어머니를 뵙고 오는 미션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한국에 정착한 아들과 예비 며느리를 보는 것도 ‘신식 시어머니’의 큰 즐거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아내는 자매들과의 통로를 가동해서 화장품 등도 ‘우리 짐 한 가방’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한 달 가까이 떨어져 살았던 우선교사는 아내가 오는 저녁 늦은 시간에 맞춰서 상파우르의 과롤로스 공항으로 저녁시간 정체까지 감안한 넉넉한 시간 여유를 갖고 출발했습니다. 상파우르 공항에서 한 달 만에 해우를 하고 200킬로를 달려서 피라시카바 선교지로 들어온 것은 모두가 잠자는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브라질행 짐 모우기
인터넷으로 주문한 “2024년 예배와 강단”과 “2024년도 교회력에 따른 예배와 설교 핸드북”은 8백여 페이지와 7백 20여 페이지 나가는 두껍고 무거운 책입니다. 거기에 제대로 된 달력, 영성관련 서적 “우리가 몰랐던 사막 암마 이야기”“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무명한 자로 살아온 어느 목사의 삶과 목회이야기 ‘하늘 바라기 바보목사’”라는 긴 제목의 은퇴목사 김성호의 자서전, 우리가 매주 부르는 ‘찬송 98장 예수님 오소서’를 지은 고 채희동 목사 주변사람들이 만드는 가족잡지“하느님 사람 자연이 숨 쉬는 샘 50호,”환경관련 서적인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원점에서 생각과 믿음을 정리하는 기독교를 다시 묻다”등등 여러 권의 읽을거리를 가방에서 꺼내 책꽂이에 꽂으며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강선교사가 자랑하는 손아래 동서의 주관으로 여러 곳에서 한 곳 선교사님 동생네로 모으는 택배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트렁크에 담고 무게를 재려고 저울에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손목이 쌔 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13분의 선교사님들의 목회셔츠가 그 가방에 담겨서 브라질로 왔습니다. 이런 저런 짐 한 가방을 펼쳐 정리하며, 물론 항공사에 짐 값을 지불하였지만 이 무거운 짐을 들고 온 강선교사님에게 감사했습니다.
브라질로 온 짐 나누기
지난주일 성도들에게 방송국 달력은 다 나눠드렸습니다. 내 방 벽과 식당에 걸면서 표지는 금년 12월 달력임을 보며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합니다. 목회셔츠는 처음으로 우경호 선교사에게 입혔고, 파라과이 아순시온의 이명훈 목사와 전승천 목사는 그 곳에 일보러 가는 정석윤 집사 손에 들려 보내 전달했고, 1월 초에 만나는 신년 세배모임에서 전달하고, 1월 중순에 모이는 감람산 수양관의 선교사 신년 세미나에 가서 전달하면 배달 책임에서 자유로워집니다. 맨 마지막 전달은 브라질리아의 유기원 선교사인데 2월에 제가 직접 들고 가서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유권사님, 나이 들면 새벽잠이 없다고 하는데 제 경우에는 책상 앞에 가지런히 꽂힌 신간서적들을 밤늦게까지 읽다보니 아침 피곤으로 세 번 이상 깨워야 겨우 일어나는 퇴행호사(退行好事)를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한국의 책을 모아 보내준 최장로나, 일 년치 읽을 책을 잔뜩 들고 와서 읽고 주변에 전달하는 사명을 다하는 정희영 성도나 한국에서 책 한 가방 들고 와서 전달해준 강순옥 선교사나 모두가 “정찬성 목사, 게으르지 마시고! 외로워도 마시고!! 파이팅”이렇게 격려해주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