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반지의 제왕: 기나긴 구원의 여정 27
2023/05/06 08:24 입력  |  조회수 : 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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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1. 보로미르의 시험 

 보로미르는 남왕국 곤도르의 섭정 데네소르 2세의 장자로, 오스길리아스(Osgiliath) 주둔군 대장 파라미르(Faramir)의 친형이었다. 힘의 강함과 약함에 악마와의 승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던 갈라드리엘과 동일한 생각을 하던 그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시험을 당하게 된다. 사람의 몸과 마음에 강한 능력을 행사하는 절대반지를 적의 무기로 생각해오던 그는 그 반지를 탐하기에 이르렀고, 반지원정대가 안두인 대하 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때를 틈타 프로도에게 접근하여 그것을 힘으로 빼앗으려 하였다. 

 그는 처음에는 다정한 표정으로 웃으며 다가갔다. 그러면서 “당신이 걱정돼서 왔소” 라고 말했다. “당신은 지금 쓸데없는 고생을 하고 있다는 걸 아시오? 난 당신을 돕고 싶소.” 그런데 프로도는 이미 그의 생각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래서 절대반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가능하면 숨겨 두는 게 좋습니다.” 그러자 보로미르는 “좋을 대로 하지. 괜찮소” 하면서도, “그렇다고 이야기도 못하는 건 아니겠지?” 하고 말을 잇는다. “당신은 항상 그것이 적의 손에서 나쁜 일에 쓰일 경우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좋은 쪽으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반지의 제왕』 제 2권 10장 377-379쪽)

 백색회의 의장 엘론드의 말을 다시 상기해보자. 악마를 이기는 길에 대하여, 그는 “강한 자나 지혜로운 자는 멀리까지 갈 수 없습니다. 그것은 강한 자만큼의 희망을 가진 약한 자가 가야 하는 길입니다” 하고 말했다. 그런데 ‘자기 부인’이라는 약함 대신 강함을 선택하려던 갈라드리엘이 시험을 당했듯이, 보로미르 또한 강함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의 허영도 한몫 한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운명은 우리에게 그 힘의 반지를 가져다준 거야. 나는 그것을 선물이라고 부르겠어. 모르도르에 대항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 두려움을 모르는 냉정한 자만이 승리를 거둘 수 있어. (…) 그 반지는 내게 모든 지휘권을 부여할 거야. 모르도르의 무리들을 쫓아내고 나면 모든 사람들은 나의 깃발 아래로 모여들지 않을까?” (『반지의 제왕』 제 2권 10장 380쪽) 

 2. 스스로를 선하다고 생각하다

 프로도가 거듭 보로미르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자, 그는 이제 흥분하여 소리를 높였다. “왜 나를 그렇게 싫어하지? 나는 도둑도 사기꾼도 아닌 진실한 사람이야. 당신의 반지가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았나? 내 말은 그것을 가지겠다는 게 아니라 내 계획을 시험해 보도록 조금만 도와 달라는 것이야. 잠깐만 빌려 달라고!” (『반지의 제왕』 제 2권 10장 382쪽) 

 바로 여기에 모든 답이 있다. 그는 스스로를 ‘진실한 사람’이며, 절대반지를 ‘좋은 쪽’ 또는 ‘선한 쪽’으로 쓸 수 있다 자신한다. 그 반지만 있으면, 이미 강하다고 자부하는 그는 악마를 이길 만큼 강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죄 가운데 잉태되고 출산한 인간(시 51:5)이 어떻게 ‘진실한 사람’일 수 있을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앞에서, 자신의 강함으로 더욱 큰 강함을 추구하는 사람이 어떻게 ‘진실한 사람’일 수 있을까? 

 성경은 반복해서 사람이 자기를 믿는 것에 대한 위험을 경고한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렘 17:9).” 그러면서 그는 프로도까지 시험한다. “친구! 그 짐을 벗어버리는 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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