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지난 주 화요일에 브라질에서 함께 신앙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천호동에 살고 있는 이천모 집사님 부부와 맛있는 점심을 한 후 용문산 계곡에 가서 더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 왔다. 이 집사님이 “여기는 서울에서 가까워 주말에는 사람들로 붐벼 물가에 앉을 자리가 없는데 오늘은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네요”하며 앉을 자리를 이리저리 찾다가 마침 그늘진 곳을 발견하여 자리를 펴고 흐르는 물에 발을 밤그니 더위는 물러가고 시원하여 나는 “오늘 우리가 신선놀음 하네요”하였다.
나는 물가에 앉아 물에 있는 여러 돌들을 보았다. 작은 돌, 큰 돌, 뾰죽한 돌, 평평한 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물을 건널 때 어떤 돌은 피하고 어떤 돌은 밟고 지나가는 것을 보며 나는 속으로 “저 돌은 걸림돌, 저 돌은 디딤돌이구나”하며, “나는 디딤돌 사람인가, 걸림돌 사람인가” 스스로 생각하다 “나는 디딤돌 사람이다” 하였다. 왜냐하면 “나는 목사로 한국에 와서도 나눔칼럼을 써서 성도들에게 예수님을 잘 믿게 하고 브라질 남미복음신문에도 매 주일 신앙칼럼을 써서 하나님이 계심을 증거하고 있으니 이만하면 디딤돌 인생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몇 일 후 어느 집사님을 만나 대화 하던 중 나는 집사님에게 “내가 쓰고 있는 나눔칼럼을 읽고 생각하는 일이나 들은 이야기가 있으면 말해 주세요”하자, 그 집사님이 “목사님 칼럼이 은혜도 되고 깨닫게도 되고 우리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하나님이 구체적으로 응답해 주시는 간증이라 좋아요”하며, “그런데 한편으로는 어떤 분은 시험에 들 수도 있고, 하나님이 차별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자기는 지금까지 신앙생활, 가정이나 사회생활에서 열심히 진실하게 살아왔는데 지금까지 구한 것을 응답 받은 것보다 응답 받지 못한 것이 많아 하나님이 목사님이니깐 응답해 주시고 나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리고 때로는 하나님보다 목사님 자랑이 많으신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목사님은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미안합니다. 너무 제가 솔직하게 말해서”하며 미안해 했다.
나는 그 집사님의 말을 들으면서 “내가 너무 교만했구나. 하나님이 해 주셨다고 말했지만 내가 너무 많이 나타났구나. 나는 믿음의 디딤돌이 되려고 했는데 걸림돌이 되었구나” 생각하니 칼럼을 쓰는 기쁨과 함께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이 일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믿음의 디딤돌이 되면 계속하게 해 주시고, 나의 자랑이 되어 하나님 영광을 가리면 멈추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예전에 브라질에서 목회할 때 내가 교회와 상의하지 않고 보험을 해약한 일이 있었다. 매달 보험금을 내는 것이 아까왔고, 교회 성도들의 헌금을 내 보험료로 쓰는게 미안했다. 그동안 낸 보험금을 모았으면 조그만 아파트를 하나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정을 담당한 장로님이 나에게 “목사님 이번 보험해약은 잘못하셨습니다. 물론 목사님은 교회 돈을 아끼려고 하셨지만 만일에 목사님이 큰 병일 걸리신다면 교회가 더 큰 돈을 내야 합니다. 목사님은 개인이 아니시고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막중한 책임이 있으시기 때문입니다”하는 소리에 나는 “아 그렇네요. 내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어떻게 하지요?” 했더니, 새로운 보험을 들게 해 주었다. 나는 디딤돌이 되려고 했으나 걸림돌이 될 뻔했다.
또 한 번은 미국에서 신학교에 들어가자 교회에서 전도사로 임명하여 사례비를 받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처음 받은 사례비를 교회에 다시 드리고 담임목사님께 사례비 없이 전도사 일을 하겠다고 하였다. 그때 담임목사님이 “이 전도사의 마음은 하나님 앞에 진실하게 헌신하려는 것으로 좋으나 다른 전도사에게는 부담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성도들이 이 전도사님은 사례비 안 받고도 열심히 헌신하는데 하며 다른 전도사와 비교하게 만들어 안 좋습니다”하는 말씀을 깨닫고 사례비를 받았다. 걸림돌이 될 뻔했다.
이렇게 우리는 남을 위한 디딤돌 같은 일을 할 때도 걸림돌이 될 때가 있다. 그래서 항상 무슨 일을 할 때 특별히 주님의 일을 할 때 성령님께 판단의 지혜를 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시는 하나님(히4:12-13) 앞에서 진실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할 때는 고난도 시험도 따라오지만 성령 하나님께 맡기고 겸손하게 일하면 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