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브라질의 COVID-19 팬데믹 상황이 심각해 지면서 저희를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로부터 자주 연락을 받고 있습니다. 그 사랑과 기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가족은 그 기도 덕분에 아픈 사람 없이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희 주변에 가까이 지내는 브라질 친구들의 가족 중에 어르신들께서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자주 전해 듣는 중이라 너무 마음이 무겁고 아픕니다.
 1. 선교사 가정 근황
 (1) 장기 영주권 수령
 기도해 주신 덕분에 저희 가족 영주권 문제가 잘 해결되어 10년짜리 영주권을 4월에 받았습니다. 지난 4년 동안 브라질의 이민자법이 바뀌면서 1년짜리 임시영주권 2회, 2년짜리 임시영주권을 받아 갱신할 때마다 엄청난 행정비용과 시간을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사실은 그 비용보다도 마음고생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브라질의 심각한 COVID-19 펜데믹 상황에 영주권 재발급을 위한 과정에 문제가 생긴 외국인들이 많은데도, 저희 가정은 하나님의 은혜로 장기 사역을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영주권 문제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할렐루야!
 (2) 자녀들의 2021년 온라인 학기 재개
 올해 초 1학기가 시작되면서 대면 수업을 해도 된다는 정부 방침이 있어 1주일간 아이들이 1년 만에 처음으로 등교하여 수업을 들었는데, 바로 그 주간에 한 재학생의 학부모가 감염 확진되었다는 소식이 전해 지면서, 다시 학교 문을 닫고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수업 중입니다. 작년 말 브라질 2020년 대학수학능력시험(ENEM)에도 팬데믹 상황이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체 응시자 582만명 중에 실제로는 279만 명만 시험을 보았습니다. 나머지 52%의 수험생은 시험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난해 내내 절반 이상의 공립학교들이 온라인 수업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으로 인하여 브라질 전국적인 교육 기회 불균형의 상황이 더 커져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2. COVID-19 확산 상황에서 브라질
 사순절 전, 우려했던 것처럼 카니발(사육제) 기간에 연방정부과 각 주 정부, 시 정부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끼리 바닷가로 여행을 가거나, 불법으로 많은 청년들이 모여 파티를 하는 등으로 2021년 3월부터 시작된 브라질의 COVID-19의 2차 대유행(Second Wave/Segunda Onda) 상황이, 5월에 이르러 점차 진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3월 중순부터 매일 거의 9만 명 이상씩 감염확진자가 증가하고, 매일 4천 명 이상 사망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가, 5월 초 현재 확진자 2-3만 명 대, 사망자 2~3000명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호전되는 중이라 하나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숫자이고, 변이바이러스 발생이 계속되고 있으며, 마스크 사용 등 개개인의 보건 인식이 낮아 언제 다시 감염자 수가 늘어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브라질 연방정부와 시 정부에서는 올해 내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로 여러 정책을 시행 중이나,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여러 도시에서 수시로 접종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기 부양책을 만들어 보겠다고 시중 은행 금리를 높였으나, 여전히 경제지표들은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고, 도시 빈민들의 삶은 1년이 넘는 팬데믹 기간 동안 최악으로 치닫는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3. 사역 상황
 (1) PROJETO O REINO DE DEUS(프로젝트 하나님의 나라) 마약 촌 예배 및 의료사역
 팬데믹 기간에 마약 촌에서의 사역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희 팀원들과 함께 주일 오후마다 마약 촌에 들어가서, 매주 포르투갈어로 복음을 전하고, 400여 명의 거리의 형제들에게 한 끼 식사를 나누고, 상처가 난 이들을 치료하는 사역을 계속 감당하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마약 촌 안에서 마약중독갱생원(clínica de recuperação)으로 가기를 원하거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구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특별히 저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오랫동안 마약 촌 안에서 지내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한 이들이 목회자에게 기도를 요청하는 일이 당연히 여겨질 수 있는 일이지만, 저에게 ‘Pastor Jeremias(제레미야스 목사님)’하고 부르는 그 음성은 각별하네요. 외국인인 저를 그들의 친구로, 목회자로 받아 주는 그들에게 오히려 감사하고 감격할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들의 아픈 가정사, 인생사들을 들으면서 같이 펑펑 울기도 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회복케 하실 하나님의 은총을 더 많이 사모하게 됩니다. 어쩌면 선교사로 사는 저희들이 이 거리의 형제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마약촌의 한 친구가 저에게 의료용 지팡이 하나를 건네주면서 필요한 사람에게 주라고 하는 일이 있었고, 지난 주일에는 오랫동안 참 저를 매우 힘들게 했던 다른 친구가 오히려 저를 위해 기도를 해 주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친구가 되어가는 게 느껴집니다. 이 외에도 시 정부 봉사자들, 선교단체들과 함께 주일과 화요일 마약 촌에 저녁 식사 500여 명 분을 나누는 사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저녁 시간에도 기도와 설교로 섬기고 있습니다.
 (2) 빈민촌 협력 사역 시작
 안타깝게도 상파울루시에만 1,728개의 ‘파벨라(favela)’라 불리는 빈민촌이 존재하고, 그 곳에 사는 인원이 2백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또한, 전 세계에서 난민으로 상파울루주에 한 해 동안 유입되는 인원이 거의 만 명에 이른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주로 앙골라(20%), 베네주엘라(19.8%), 콩고(13.7%), 시리아(10.7%)에서 오는 난민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저희는 Piratininga(피라치닝가) 지역의 빈민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친구 Lurdes(루르데즈) 선교사님이 Penha(펭야)장로교회의 후원으로 3년 전 개척한 사역지인데, 최근 앙골라와 아이티(Haiti)에서 들어온 난민들이 그 지역으로 많이 유입되어 불법 건축물들이 난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팬데믹 상황이 겹치면서 이런 난민들이 경제적으로 최하 계층으로 편입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지역은 공권력보다 갱이 더 큰 힘을 가지는 치외법권(治外法權) 지역입니다. 그래서 늘 조심해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단 최근 2주간 후원받은 마스크들과 긴급 식량(쌀 100kg, 옥수숫가루 90kg)을 나누었고, 곧 의료봉사와 주일학교 사역 지원을 시작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이 지역에서도 복음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시기를 구합니다.
 (3) 온라인 예배 사역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성도들을 직접 만나 모임을 할 수 없음이 너무 아쉽고 아프지만, 오히려 물리적 공간이 너무 멀어서 만나기 쉽지 않은 공동체를 온라인을 통해 계속 만나게 됨이 또 감사이기도한 아이러니를 경험하는 중입니다. 2월 중에는 이기업 목사님께서 목회하시는 미국 글로리아 커뮤니티 교회 성도들과 말씀과 선교지 현황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2월 마지막 주일에는 진해 경화교회 청년부(조형래 목사)가 일일 수련회 강사로 저를 초청해서, 한국 시각으로 주일 오후 2시에서 6시까지(저는 새벽 2시에서 6시까지) 온라인으로 말씀과 선교지 이야기, 선교지에 대한 궁금증과 교제들을 가졌습니다. 작년 연말까지 이어오던 브라질 정기중 선교사(미주 성결교단 파송, 한국외대 박사)님과 ‘두 선교사가 들려주는 브라질 선교 이야기’ 3월 중에 재개해서, 온라인으로 방송했습니다. 4월에서 5월까지 건강상의 문제로 한국을 방문 중이신 깜삐나스(Campinas) 한인교회 강구희 선교사님을 대신하여 수요 예배 사전녹화 설교를 7주간 동안 섬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요한계시록 7교회’를 통해 은혜를 나누는 중입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는 귀한 공동체인 미국 나성한미교회(신용환 목사님) 새벽기도회 온라인 설교를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아침에 사전 녹화로 나누었습니다.
 (4) 신숙희 선교사 상파울루 시의회 표창장 수상
 작년 팬데믹 기간에도 상파울루 내에 있는 이민자들을 위해 계속 의료봉사활동을 했던 것에 대해 상파울루 시의회(A Câmara Municipal de São Paulo)에서 회장(Dr. Eduardo Tuma)의 이름으로 표창장을 신숙희 선교사가 받았습니다. 작년 10월 말에 시의회에서 시상식이 있었는데, 브라질 의과대학졸업인증시험 준비로 인해 일정이 바빠 그날 참석하지 못했던 것을 지난 2월에 상파울루 이민자센터를 통해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2월 27일에는 상파울루 브라스 지역에 있는 이민자센터(Centro Integrado do Imigrante)
에서 Impacto Saúde라는 NGO(비정부봉사단체/의료봉사단체)기관을 통해 중동과 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을 위한 의료봉사 활동이 있었습니다. 30여명의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모여 온종일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신숙희 선교사는 갑상선과 유방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5) 브라질 의대 졸업인증시험 합격
 브라질 의료법은 국외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타국의 의사면허만 취득한 의료인의 의료행위가 사실상 불법인 나라입니다. 그래서 연방정부와 교육부가 인정한 국립대학들을 통해서 ‘의과대학 졸업인증시험’을 시행하여, 이에 합격한 이에게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REVALIDA(헤발리다-재검증) 과정을 진행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저희가 브라질에 입국하던 시기에 정권이 바뀌면서 여러 상황으로 작년까지 이 시험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었습니다. 저희의 기도편지를 이전에 받아 보신 분들은 이 상황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던 중, 작년 팬데믹의 영향으로 이 시험들이 추가로 열렸고, 신숙희 선교사는 브라질 북부 지역의 Pará(파라)주에 있는 Belém(벨렝) 주립의대(UEPA, Universidade do Estado do Pará)에서 시행된 시험에 응시하였습니다. 물론 모든 시험은 포르투갈어로 진행됩니다. 이 학교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이 시험을 시행하였는데, 작년 12월 말에 1차 필기시험을, 4월에 2차 실기시험을 치렀습니다. 정말 하나님 은혜로 총 응시자 330명 중 40명의 최종합격자 중에 신숙희 선교사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브라질의 의과대학 졸업인증시험이 시행된 10여 년의 역사상, 이 시험을 통과한 첫 번째 한국인 의사가 되었습니다. 추가 서류 절차가 완료되고 나면, 5월 중순쯤 의과대학 졸업인증 서류를 받게 됩니다. 이제 올 하반기에 시행될 국가공인 포르투갈어인증시험(CELPE-BRAS)을 치르고, 그 합격증을 첨부하여 각 주의 의사협회에서 부여하는 의사면허 번호를 받는 과정만이 남았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4. 기도 제목
 (1) 영성 훈련을 위해
 5대째 신앙의 가정에서 저희가 살고 있습니다. 지난달 별세하신 할머니, 10년 전 소천하신 할아버지, 저희에게는 정말 본받고 싶은 신앙의 어른들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그 신앙을 따라 우리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날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잘 결정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잘 살아낼 수 있도록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2) 언어 훈련을 위해
 저는 브라질교회와 거리에서 복음을 전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말하는 자리 보다 들어 주는 자리에 더 자주 서게 됩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가슴으로 듣고 또 그들의 마음에 복음을 잘 심을 수 있게 하려면 언어는 정말 가장 중요한 도구네요. 또한, 아내의 사역을 돕기 위해 응급구조사(Socorrista)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생경한 의학적인 용어들을 익히고, 시험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내가 브라질 의과대학 졸업인증시험을 준비하면서 진료를 위한 포르투갈어는 많이 습득하였지만, 최종 의사면허번호를 부여받기 위해 치러야 하는 포르투갈어인증시험(CELPE-BRAS)은 더 심도 있는 작문, 말하기 능력이 중요합니다. 연말까지 준비되는 모든 과정에 신 선교사가 몸 건강히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희 아이들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더 학업 성취를 잘 이루어 낼 수 있기 위해 계속 노력 중입니다. 저희 가정의 포르투갈어 능력 향상을 위해서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3) 가정의 안전을 위해
 COVID-19 상황 속에서 저희 자신을 잘 지켜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브라질 출신 미국 듀크대 신경과학자인 Miguel Nicolelis(미게우 니콜레리스) 교수는 지금 브라질의 상황이 ‘화학적 후쿠시마(É um Fukusima biológico)’라고 로이터 통신을 통해 말했습니다. 이 뜻은 브라질의 변이 바이러스가 통제불능의 생화학적인 연쇄 폭발 반응을 지금 일으키고 있어서 굉장히 위험한 나라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4) 사역적 방향성 확장을 위해
 마약 촌 사역뿐만 아니라 빈민촌(난민촌) 사역으로 상파울루 도시 빈민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꼭 만나야 할 브라질 현지 동역자들과 교회들, 단체들과의 연합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021년 연말쯤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들과 협력할 사역을 확정 짓겠다는 목표를 진행 중입니다.
 (5) 아내 신숙희 선교사의 의료 면허 갱신을 위한 기도
 브라질 의과대학 졸업인증시험을 이제 통과했고, 면허번호를 받기 위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갑니다. 마지막까지 순적히 모든 일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늘 저희 가정과 함께 기도하는 자리에 서 계셔 주셔서 감사합니다.
Deus abençoe tudos! Fiquem com Deus!

2021년 5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박종필, 신숙희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