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25년 되었군요. 젊은 시절 여기 한서교회에 와서 남궁억 선생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궁억 선생은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으로 시작하는 찬송가 580장의 작사가이자 독립운동가 이신데 1918년 일제의 감시를 피해 독립운동을 계속하기 위하여 이곳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이곳은 남궁씨 집성촌으로 한서 선생의 선친이 태어나신 고향입니다. 이곳에서 남궁억 선생에 대한 모든 것을 발굴하고 집필하고 강연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홍천군도 여기에 선생의 삶을 기려 기념관을 세우고 선생이 펼치셨던 나라꽃 무궁화 정신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 일을 넘어 나랏일이 되어 기쁩니다.”
 남궁씨 집성촌에서 목회하는 현재오
 유권사님, 한서교회 현재호 목사의 말입니다. 그와 함께 하루 종일 지난 이야기를 하며 좋았습니다. 거기에 가까이 사는 방송국 선배인 박대승 장로까지 합세를 했습니다. 현목사는 이곳에서 남궁억 선생의 일생에 감동을 받고 영향을 받아 그의 삶을 발굴하며 살았습니다. 그가 세운 교회, 그가 세운 학교터와 무궁화동산, 그리고 그가 목회하는 남궁씨 집성촌이 그의 목회현장입니다. 25년 전 그가 이 골짜기로 들어와서 목회를 시작했을 때는 한서 선생의 이야기는 전승되고 있었지만 그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도로는 포장이 되어있었지만 교통은 불편했습니다. 사방이 산이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강물은 가까운 곳이라도 멀리 돌아서 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현목사가 남궁억 선생의 흔적을 모아 기리는 기념사업을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새 역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리가 놓이고 사방으로 오고가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기념교회가 봉헌되고. 1만여 평의 무궁화동산과 기념관이 세워졌습니다. 한옥의 옛 예배당과 종탑이 세워지고 선교관이 지어졌습니다. 1백 년 전 일제의 박해로 폐허가 되었던 교회와 교회 터가 100년 후 오늘은 남궁억 이름의 천국이 된 것입니다. 현 목사는 이 일로 남궁억 선생의 얼을 기리는 “한서대상”을 받았는데 상금으로 기념공원에 선한목자이신 예수상과 양떼 조각을 설치하였습니다. 목회자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현목사와 교우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엿보게 합니다.
 한서대상 상금이 선한목자 동상으로 거듭나고
 기념관에는 독립운동가로 일생을 헌신하신 남궁억의 생애와 함께 그가 지은 십여 곡의 <독립운동가>와 <교과서> <역사책 조선이야기와 동사략> <무궁화자수본> <호랑이로 그린 조선지도> <편지>까지 전시되어 있습니다.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민족의 정신을 일깨웠던 선생의 각별하고 특별했던 사상을 돌아볼 수 있는 자료가 가득합니다. 이 자료들의 대부분은 현목사가 개인적으로 구입하여 기증한 것입니다. YMCA 총무를 지낸 전택부는 남궁억 선생을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독립운동가”라고 정의했습니다.
 유권사님,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주창하고, 민족의 정신을 일깨워 독립을 위해 헌신하도록 한 선생의 독립운동에 대하여 현목사는 “세계역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독립운동”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궁억은 일제강점기 내내 시민운동과 언론인, 교육자로 다양하게 활동하며 조국독립을 위해서 일하는 동안 여섯 번의 옥고를 치루며 고문을 받았지만 단 한 번도 굴복하지 않았으며 그 후유증으로 소천했습니다. 현목사는 <신앙구국> <교육입국>의 일념으로 자주와 독립을 노래한 한 사람, 한서의 삶을 발굴하고 이를 기리는 가운데 그 자신도 어느 덧 큰 바위 얼굴처럼 그 스스로가 “불굴의 얼”인 남궁억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신앙의 길은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빛으로 소금으로 세상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것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