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복 목사

오늘(12일)이 한국의 설 명절입니다. 온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던 가족들이 모여서 그동안 살아왔던 이야기보따리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풀어내곤 하였습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무도 기뻐서 손뼉을 치기도 하였고 때로는 서로의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낸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들 서로에 대하여 이해하기도 하고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을 알고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가족을 끌어 안아주면서 위로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구정이라는 시간은 가족 모두에게 힐링을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 우리에게 찾아온 코로나는 이런 명절도 삼켜 버리고 말았습니다. 명절만 되면 얼마 전부터 귀성하는 기차표나 고속버스표를 구하려고 컴퓨터를 통하여 예매하거나 직접 기차역이나 고속버스 터미널로 나아가서 예매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추석과 이번 설 명절에는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연세 많으신 어머님, 아버님이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식들이고 손주들인데 눈 딱 같고 이번 명절에는 내려오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불효자라는 인식이 생겨서 플래카드를 걸어놓고는 오지 말라는 것입니다.
 함평군에서는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설 명절 마음만 고향 방문하기”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이날 군은 함평 공영터미널 앞에서 설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홍보하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 “아들딸아, 이번 설에는 만남보다는 마음으로 함께 하고 영상 통화로 만나자.” 그리고 나서는 명절을 혼자 지내야 하는 저소득 독거노인 500세대를 대상으로 효도 떡국 꾸러미를 전달했습니다. 떡, 쇠고기, 김 등으로 구성된 효도 떡국 꾸러미는 독거노인 생활지원사 등 지역사회 돌봄 인적안전망을 통해 각 가정으로 전달됐습니다.
 이처럼 코로나 19가 우리의 명절 문화도 바꾸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보고 싶은 부모님도 못 찾아뵙고, 또 보고 싶은 자식 손주들도 못 보면서 또 한 절기를 흘려보내야만 합니다. 얼마나 보고 싶어 명절을 기다렸는데,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얼굴을 못 보니 어르신들의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요? 이상익 함평군수는 “만남의 기쁨이 가득해야 할 설 명절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게 돼 마음이 무겁다”라며 “서로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방문을 자제해주시고 전화와 비대면으로 마음을 나눠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가정 방문 시에는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도록 직접 영상 전화를 연결해 설 명절에도 만나지 못하게 된 가족 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습니다. 얼마나 마음 씀씀이가 좋은지 제가 기뻤습니다. 그리고 저들을 마음으로라도 마음껏 축복하여 주었습니다.
 저도 오늘 몸에 연약하여 오랜 시간 뵙지 못한 권사님에게 전화를 드리면서 안부를 전했습니다. 참 좋아하시는 그 밝은 목소리에 저도 기뻤습니다. 몸이 연약하여 병원을 오가고 계시지만 더욱 건강하여져서 만나 뵙기를 소망하며 기도를 해 드렸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에게 전화라도 더 자주 연락을 드리고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외국에 나와 계신 목사님들도 외롭고 쓸쓸하게 명절을 보내시기에 명절 하루 전인 목요일(11일)에 몇 명을 초청하여 간단히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원치 않았던 코로나로 인하여 보고 싶은 얼굴들도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고 뵙지 못하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독자 여러분도 잘하고 계시겠지만 이번 설에는 전화 통화 또는 영상 통화로 더욱 애틋한 마음과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속히 사라져서 마음 놓고 왕래하며 손에 손잡고 안아주면서 인사하고 세배드리는 기쁨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소망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고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또 다른 고향이 있다고 히브리서 11장 1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우리가 외국에 나와 있으므로 또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지만 금년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고 가족들을 만나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가고 싶은 곳이 고향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더 나은 고향이 있다고요. 바로 하늘에 있다고요. 하나님이 친히 우리의 고향에 아름다운 성을 준비하여 주셨다고요. 그리고 기다리고 계신다고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제안합니다.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고향에 계신 노부모님을 그리워하면서 전화나 영상 통화로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립시다.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아름다운 성을 본향 하나님의 나라에 준비하신 아버지 하나님과는 자주 기도하면서 교제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도 우리를 얼마나 기다리고 계실까요? 코로나 때문에 예배도 제대로 못 드리는데 기도도 잊어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나요? 이번 설 명절에 하나님에게 기도라는 놀라운 통화방법으로 아버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저 아들 성복이예요.”
(YouTube : 강성복목사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