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길에서)불편한 진실
2020/10/01 11:36 입력  |  조회수 :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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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순 권사(배우리한글학교장, 연합교회)
 
이런 말이 맞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불편하다는 것은 편하다는 것과 반대인 경우이고 진실은 거짓과 맞서기에 불편과 진실보다는 편함과 진실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사실과 진실이 꼭 같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불편한 진실도 있을 수 있음을 글로 씁니다. 자신을 미화하여 포장하거나 드러난 사실이 인정받는 일이라하여 감추인 것도 다 용납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편한 사실을 드러내어 밝힌다해서 다 진실이 되는건 아닙니다. 이런 입장을 불편한 진실이라고 나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학이라는 것이 인간의 진실된 삶을 거짓으로 꾸며내지만 실상은 만들어 낸 상상 속의 거짓은 진실인 것들이 태반입니다. 다만 문학이라는 힘을 빌려서 떳떳하게 쏟아내고 있을 뿐입니다. 시를 짓는 작업이 문학 가운데 가장 어렵다고 말할 때, 시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실일 수 있겠으나 이와 다른 장르의 창작에서는 그 말이 맞다고 할 수 없는 이론이 제기 될 수 있겠지요. 맞거나 틀리다는 문제가 아닌, ‘다르다’ 라는 말로 일단락 정리합니다.
 우선 시를 창작할 때 시의 대상이 되는 그 입장이 되기만해도 시를 쓰는 일이 쉽다고 합니다. 우리는 곤충이나 새가 될 수 없는 게 사실이며 또 진실이지만 상상 속에서 얼마든지 그 대상이 되어 그것들의 속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한 때, 지금도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알록달록한 색종이로 학을 접어 유리병 안에 넣어 장식으로 책장 한 켠을 차지하게 하거나 어떤 의미를 담아 선물을 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소득없는 결과의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취미생활은 생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을 스스로 터득할 때까지 그 일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보통사람의 생각과 다른 눈을 가진 시인은 유리병에 담긴 종이학을 보고 얼마나 종이학이 갑갑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되어 이들을 자유롭게 풀어주어 날게 하려고 합니다. 옥상에 올라가 날려 보내려하니 그것은 실제의 생각과 거리가 먼, 즉 살아있는 생물이 아니라는 사실이 너무나 분명하기에 그런 생각을 접습니다. 현실 속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 시인이고, 시인이 “학은 날아가고 있구나”하면 학은 살아서 날아가는 것이니까 시인은 언어로 그 일을 해냅니다. 시에 쓰여진대로 학이 날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면 새의 입장이 된 그의 진정이 이미 독자에게 전달된 것이고 또 그의 진심어린 마음까지 느낄 수 있어 감동을 받는 결과에 이르게 됩니다. 날 수 없는 현실의 벽을 뛰어 넘어 멀리멀리 지구를 날아 다니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없진 않겠지요. 비가 와도 문제 없이 날아다니는, 살아 있는 생물이 아닌 종이학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가 오면 종이는 집에 두고 날면 된다고 합니다. 보이는 것과 상관없는 시의 무궁한 세계는 마술과 같은 언어의 힘으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합니다.
 비행기를 타면 모두가 목적지를 상상하게 되고 그곳에서의 일을 꿈꿉니다. 비행기표의 목적지는 어느 공항이지만 누구도 그 곳을 목적지라고 말하진 않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최종 목적지는 내가 갈 곳에 행방이 분명하기에 이 땅은 거치는 정거장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에겐 불편한 진실이겠지요. 종이학이 날수 없는 사실을 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시인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읽을 수만 있다면 불편한 진실이 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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