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교회
 교회가 위기입니다. 유럽교회가 텅텅 비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자리에 다른 종교와 클럽이 들어왔습니다. 종교개혁 중심지였던 독일, 프랑스, 영국의 개신교의 영향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청교도들이 자유를 찾아 세운 미국의 교회도 자본주의의 부작용과 자유주의 신학으로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130년 전 미국 선교사들이 심은 한국교회의 모습도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나라를 위한 기도, 사회운동에 앞장서며 소수자이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국교회의 저력과 갱신의지는 큰 건물 안에 숨은 목회자들의 부끄러운 모습에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교회에 아이들이 없습니다. 젊은이들은 주일에 교회보다 쉬고 싶어합니다. 이런 위기에 Covid-19 전염병 사태가 덮쳤습니다. 교회의 핵심가치인 공동체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예배와 말씀이 넘쳐납니다. 각자 원하는 설교와 예배를 골라서 인스턴트 식으로 쇼핑합니다. 헌금이 줄고 있습니다. 교회의 사이즈와 관계 없이 각자 생존의 문제 앞에 있습니다. 브라질 복음주의 개신교도 위기입니다. 가톨릭의 영향에서 벗어나 브라질인의 대안적 종교로 자리잡으려던 개신교는 코로나 정국에서 정치적 수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경제활동와 학교이후에 교회가 다시 예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 때까지 버텨야 하는 교회의 사정이 쉽지가 않습니다.
 유럽 이민자들
 17세기 프랑스 칼빙파, 18세기 네델란드 개신교의 흔적은 브라질 초창기 개신교 정착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가톨릭의 영향아래에서 개신교회 선교활동은 핍박받았습니다. 하지만 19세기 초반 포르투갈 왕실의 리오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 천도는 기독교 역사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됩니다. 브라질은 영국과의 경제 조약을 맺었는데 이와 함께 종교적 자유를 허용하여 영국 국교회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인 상황도 개신교에게 호의적이었습니다. 노예제의 폐지로 노동력이 부족을 이민자들로 채웠습니다. 프랑스혁명으로 촉발된 자유주의의 가치는 브라질 엘리트들에게 매력적이었습니다. 결국 독일 루터파 개신교는 브라질 남부지역에 정착을 하게 됩니다. 유럽이민자들은 선교의 목적이 아니라 정착이었기 때문에 자국 언어로 예배를 드리고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교회활동의 대부분을 모국의 관습을 가져왔습니다. 모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 이민 생활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언어, 관습, 자국의 정신과 삶을 유지하고 강화하고자 했던 독일, 스위스, 프랑스, 스웨덴의 루터파 교회들은 1824년과 1874년 사이 40여개의 교회가 생길 정도로 번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민자들의 개신교는 브라질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유럽식 건축의 교회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불과 100년도 되지 않아 이민자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했던 교회는 쇠퇴하고 말았습니다.
 한인교회의 미래 
 1960년대 농업이민으로 브라질에 도착한 한국인들은 고난의 연속이었던 이민초기 한국말과 한국음식 한국문화를 간직한 교회에 삶을 의지하고 공동체성을 유지해왔습니다. 한인사회에 교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200년전 브라질에 들어온 유럽 이민자들의 개신교가 100년도 되지 않아 하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을 보며 한인교회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왜 아직도 대부분의 한인교회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을까요? 한국어로 예배드리고 한국문화를 유지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브라질 땅에 심겨진 한국교회의 기능은 무엇일까요? 브라질 회중을 물리적, 심리적, 교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좁은 한인교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부터라도 ‘생존을 위한 교회’에서 ‘자생력 있는 교회’로의 담론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브라질 사회와 접촉점을 찾고 조금의 공간이라도 내어주어 우리 후손들이 신앙 생활 할 수 있는 장이 열리길 기대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