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권사님 세대는 참 복잡한 세월을 살고 있습니다. 권사님이 처음 시집오실 때는 전기도 없던 시절입니다. 전기가 없으니 냉장고도 없고 호롱불로 살던 때입니다. 전기와 관련된 모든 가전제품은 그림의 떡입니다. 냉장고, 선풍기, 오븐, 세탁기 등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중년이 되셔서 전기가 주는 혜택의 시작은 호롱불 탈피였습니다. 그리고나서 수동식 전화, 선풍기, 흑백텔레비전을 거쳐서 냉장고 혁명시대를 맞았습니다. 찬장이나 우물에 넣었던 식품들이 냉장고로 들어갔습니다.

 변하는 시대의 표징 전기전자 산업
 가전혁명시대는 한국경제를 우뚝 솟게 하는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세계를 이끌어가는 성장 동력이 되었습니다. 라디오, 텔레비전, 핸드폰, 컴퓨터, 세탁기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이 한국의 세계화의 표상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포니로 시작된 자동차가 세계화에 가세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오늘까지 발전된 산업화의 종합판입니다. 거기에 컴퓨터와 영상 음향 등 모든 것이 탑재되기 때문입니다. 권사님이 직접 운전을 못하시지만 자녀들의 차를 타면 그런 복합적인 과학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아시게 됩니다. 세월이 좋아져서 죽는 것이 너무 아쉽다는 말씀들을 하시는 걸 듣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고 핵무기가 전세계를 위협해도 서로가 견제하고 억지력을 강화하는 수단입니다만 바이러스는 다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못된 놈이 불과 반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전 세계를 강타했고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이 바이러스 농간에 떨고 있습니다. 지구를 몇 번 초토화할 수 있다는 미국이나 러시아도 이 바이러스에는 속수무책입니다. 미국 대통령은 이 바이러스에 무지해서 엉뚱한 발언으로 우스꽝스럽게 되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대면예배를 지양하고 영상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상의 수준이 곧 그 교회의 실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영상의 질도 빈익빈입니다. 개인 컴퓨터와 컴퓨터에 달린 카메라 수준이 있는가하면 핸드폰 수준도 있고 대형교회의 전문가 수준의 영상이 달리 보이는 것은 저만의 착시일까요? 더 섬세하게 준비하고 실수를 줄일 뿐만 아리라 카메라, 영상 및 음향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지 않으면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면서 짜증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는 예배는
 “주여 어찌하오리까?” 이 난국에서 은혜로운 영상예배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요? 말씀을 준비하는 일도 대면이 되지 않은 것을 고려해야 하고, 찬송가도 혼자 부르는 것이 힘들어 가능하면 합창을 내보내야 하며, 설교도 얼굴을 가깝게 해서 목사의 표정을 화면으로 잘 보이도록 편집해야 할 것입니다. 성도의 교제나 예배의 디테일한 요소들을 대면예배처럼 잘 살릴 수 있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권사님, 세월이 변하면서 우물에 음식물 통을 넣어서 변하지 못하게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바이러스 시대, 영상으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절박한 때를 살고 있어 격세지감을 실감합니다. 찬송, 성경봉독, 말씀 증거 등은 목사가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잘 준비된 특별찬송이나 특별한 연주가 참 아쉬운 요즘입니다. “하나님 속히 이 난국을 물려주시고 대면해서 찬송하고 예배하는 시대를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