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응?”. “뭐 찾으세요?”. “아 그게.. 뭐 찾으러 왔더라?”. “아이고 참나..”. 요즘따라 이런 대화가 늘었다. 왜 이렇게 건망증이 느는 것일까? 때론 이런 일도 있다. “이건 무슨 돈이지?”. “뭐?”. “이게 무슨 돈이더라?”. “자기가 어디서 받은거겠지”. “그러니까.. 이거 선교비인데..”. “아휴, 어쩌면 좋니..” 집사람은 이제 놀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곧 생각이 난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바로 길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이다.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누.. 누굴까요 주님?)”. “잘 지내시죠?”. “네..(근데 누구..)”. “하늘이던가 따님이?”. “아 네..(우리 애도 알아!?)”. “많이 컷겠네요?”. “그럼요..(누구시냐고..)”. “참, 내일 어떻게 할까요?”. “내일요?(내일 뭐 있구나!)”. “음 그럼 제가 먼저 연락드릴까요!”. “아 네! 그러시겠어요?(연락하실 때 성함도..)”. “아 사모님 같이 오시죠?”. “네 제가 물어보죠..(우리 집사람도 알아..)”. “네, 그럼 전 갈께요!”. “아, 감사해요!!”. “네?”, “(헉!)아니요! 뵈서 감사하다고..”. “아 네.. 안녕히 가세요~”. “네 들어가세요~”. 다행이도 저녁 때 쯤 누군지 생각이 났다. 요즘 이렇게 등골 오싹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이것 뿐인가. 요즘 눈도 자꾸 나빠지는대다 백내장까지 겹쳐 해가 나면 선글라스없인 다니지도 못하는대다 사람 얼굴은 아예 잘 못알아보질 못한다. 그래서 생긴 두가지 버릇, 하나는 사람을 자꾸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고,(이 시간을 빌어 실례한 분들께 용서를 구합니다.) 또 하나는 상대방이 먼저 인사 하는가 싶으면 무조건 나도 인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다 ‘더블 이펙트’가 찾아오면 난감하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해 무조건 같이 인사를 하고 확인하는데, 누군지 생각이 안난다. 이럴 땐 미친다. 하지만 뭐 어떡하겠나. 이젠 나이도 나이고,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그리고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신체적 불편함으로 오는 실수들은 분명 용서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만약 우리가 그렇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우리 신앙인들은 가끔 고의적으로 일으키는 건망증 같은 것들이 있지 않은가? 분명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모르는 척, 그냥 이대로가 좋으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척 살아갈 때가 있다. 그리고 또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분명 이제는 잊어야 하고,  더 이상 기억할 가치가 없는 것들인데 집요하게 기억해 내어 혼자 힘들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잊었나 싶으면 오히려 가슴이 기억해 줄 때도 있다. 참으로 끈질기다.
 이제 2019년이 다 가고 2020년이 온다. 모두 다시 정리하고 기억할 것만 기억하고 싶다. 과거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화내는 것보다 웃는 것이 더 기쁘다는 것을, 용서하고 품는 것이 더 평안하다는 것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주님은 말씀하셨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다행이도 요즘 주님 손을 잡을 때마다 늘 인도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역시 그 분 손잡음이 명약이다. 명약.. 모두 새해를 맞아 무엇을 마음에 담을 것인지, 또 버릴 것인지 참으로 잘 정리하시기를 바란다. Happy New Year, with Jesus!! ..가만 있어봐, 그런데 오늘 이걸 쓸려고 했던 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