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가난한 사람들”은 여러 작가들이 남긴 동명의 소설들 이름입니다. 빅토르 위고나 도스토옙스키도 소설 ‘가난한 사람들’을 남겼습니다.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은 그의 처녀작이자 그가 작가로서의 성공적인 시작을 하게 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가난한 40대 초반의 하급관리 ‘마까르’와 고아로 멸시와 가난 속에서 힘들게 사는 20대 처녀 ‘바르바라’가 주고받은 편지형식의 소설입니다. 작품의 대강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르바라는 어린 시절 광대한 토지의 관리인이었던 부모님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짧은 세월이었지만 행복했었습니다. 그러나 14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먼 친척이라는 ‘안나 표도로브나’의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더부살이를 합니다. 이때부터 바르바라와 어머니는 안나 표도로브나의 핍박을 받습니다. 안나 표도르브나는 가난한 사람들을 자기 집에 데려다가 혹독하게 부려먹으면서도 겉으로는 선행을 행하는 척하며 자신의 선행을 자랑하는 위선자였습니다. 이 안나의 집에서 바르바라는 가난한 청년대학생 ‘포크롭스키’를 만납니다.

 포크롭스키는 안나의 친구이자 자선가인 ‘브이코프’씨의 소개로 안나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했던 사람입니다. 바르바라는 가정교사인 포크롭스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아울러 포크롭스키에게서 돌봄을 받습니다. 특히, 포크롭스키는 바르바라의 어머니가 투병할 때 극진히 간호해 줍니다. 포크롭스키는 바르바라와 함께 바라바라의 어머니를 간호하다가 바르바라에게 호감을 느끼고 바르바라도 그를 좋아합니다.

 포크롭스키에게는 종종 찾아오시는 포크롭스키의 늙은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늙은 아버지는 포크롭스키의 어머니이자 그의 전처(前妻)인 사랑하는 여인과 사별합니다. 그 후에 후처(後妻)를 받았는데 그 후처가 악처(惡妻)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가정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이후로 그 늙은 아버지는 항상 술주정하였습니다. 그래서 포크롭스키는 자신의 아버지를 존경하거나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바르바라는 포크롭스키의 생일 선물로 푸쉬킨 전집을 사려했지만 돈이 모자랐습니다. 그때 포크롭스키의 늙은 아버지도 자기 아들의 생일선물로 책을 구입하려 합니다. 결국 두 사람이 돈을 모아 푸쉬킨 전집을 삽니다. 이 과정에서 바르바라는 둘이 같이 구입한 생일선물을 아버지에게 양보합니다. 결국 포크롭스키 아버지 이름으로 ‘푸쉬킨 전집’을 포크롭스키에게 생일선물로 주고 아버지와 아들 관계도 좋아집니다.

 그러나 포크롭스키가 갑자기 병으로 죽게 되고 바르바라 어머니마저 폐병으로 죽습니다. 모든 소망을 잃은 바르바라는 안나의 집을 나와 작은 월세방에서 혼자 지냅니다. 이 과정에서 바르바라는 마까르라는 남자를 만납니다. 마까르는 관청에서 공문들의 정서(正書)를 맡은 40대 초반의 하급관리입니다. 바르바라와는 아주 먼 친척간이기도 한 그는 바르바라의 딱한 사정을 보고 동정 어린 사랑의 마음으로 그녀를 보살펴줍니다.

 마까르와 바르바라는 창문을 통해 서로의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 서로 맞은편 다른 건물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 두 사람은 거의 매일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둘은 너무 가난했기에 서로에게 베푸는 호의에 감사하면서도 부담스러워 합니다. 이런 가운데 여러 가지 일들이 발생합니다. 바르바라는 더 이상 마까르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 다른 지역 가정교사로 갈려고 합니다. 그러나 마까르의 적극적 만류로 포기합니다.

 그 둘의 가장 공통된 주제는 가난한 현실이었습니다. 가난 중에도 바르바라를 끝까지 돕던 마까르는 결국 돈을 빌리러 다닙니다. 그가 돈을 빌리러 다닐 때에 비극은 극에 달해 심한 모욕과 멸시를 당합니다. 집주인, 동료, 하인,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그를 조롱합니다. 마까르는 극심한 자학(自虐) 속에서 술주정을 부리고 바르바라의 마음은 찢어집니다.

 그런데 마까르는 자신보다 더 가난한 ‘고르쉬코프’라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지막 동전을 그에게 줍니다. 이제 마까르는 동전 한 푼 없는 거지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마까르는 자신이 정서(正書)한 중요한 문서에 큰 실수로 장관에게 책임 추궁을 당합니다. 장관이 책임 추궁하는데 그의 외투 마지막 단추가 떨어집니다. 마까르는 추한 모습으로 단추를 줍습니다. 이 모습을 측은히 여긴 장관은 100루블을 하사하며 손을 잡고 격려합니다. 마까르 인생 최대 순간이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장관이 자신을 인격체로 인정하고 격려했다는 것에 감격했습니다. 이후 마까르 삶은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곧 마까르는 인생최대의 불행을 만납니다. 바르바라가 안나의 친구이자 자선가인 브이코프의 청혼을 받고 그와 결혼하여 다른 곳으로 떠나려고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브이코프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바르바라는 이런 결정을 합니다. 처음엔 마까르는 바르바라의 행복을 축복하다가 결혼식 하루 전날 마까르는 바르바라에게 다시 돌아오라는 애절한 편지를 씁니다.

 대도시의 빈민굴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았던 두 선량한 영혼 사이에 싹튼 사랑은 끝내 영글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가난하고 불행했지만, 그 굴욕과 아픔의 한복판에서 사랑을 꽃피우는 인간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설 ‘가난한 사람들’은 24세의 무명작가인 도스토옙스키를 일약 문단의 총아로 만든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당대 유명한 평론가인 V.G.벨린스키의 격찬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으로 문단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 문학의 거봉(巨峰)이 됩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의 내면을 추구하여 근대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은 작가입니다. 그는 인간 내면의 심리를 파헤친 작품을 세상에 내어 놓으면서 당대의 사회상을 고박하고 인간의 악행을 고발하였습니다. 

 이 소설에서 도스토옙스키는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말합니다. 소위 휴먼 드라마입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이 작품을 통해서 가난하고 무력한 사람들의 고독과 굴욕을 묘사하며 그들의 인간적인 자부심과 비굴감을 파헤침으로 갈등과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돈과 현실을 넘어 일구어내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