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한인들은 브라질 사회와 잘 어울려서 살고 있습니까? 이민경험이 짧은 필자도 브라질에 거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되묻는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것이 현지사회와 잘 어울려서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돈을 버는 것과 같은 경제적인 요소일 수도 있겠고, 정치나 사회참여가 활발한 것일 수도 있겠고, 문화의 적응도가 높은 것일 수도 있겠고, 브라질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친구가 많은 것일 수도 있겠지요. 이민자들이 이주국에서 잘 어울려서 사는 문제는 중대한 이슈이지만 이 개념이 넓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회학자들은 이민자들이 이주국에서 잘 살고 있는 정도를 ‘사회통합’(social integra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을 합니다. 사회적으로 통합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지요.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이민자들의 삶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사소통에 관한 ‘이주국의 언어의 구사수준’을 가장 우선순위에 둡니다. 스웨덴 리나에우스 대학의 Delander 교수 외의 논문 ‘이주자들의 통합: 언어 숙달과 경험의 역할’ (2005)에서 이주국에서 언어의 습득 과정과 구사수준은 이민자들이 경험하는 노동시장과 사회통합의 중요한 결정 요소라고 밝혔습니다. 언어의 이해와 구사도가 높을수록 동일 이민집단이 형성하고 있는 경제적 구조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경제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브라질 한인들의 사회통합도도 현지어인 포르투갈어 구사수준과 관련이 있습니다. 포르투갈어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와 함께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이지요. 브라질은 다른 중남미 국가와는 다르게 포르투갈어가 공식언어입니다. 이 언어의 모체인 포르투갈에서 사용하는 포어에 비해 브라질에서 사용하는 것은 발음이나 단어에서 변형을 보입니다. 브라질에서 사용하는 포르투갈어는 비음이 비율이 약하고 문법적 규칙이 느슨해서 더욱 제 2외국어로서 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필자가 브라질 한인 2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의 분석에 따르면 포르투갈어 수준은 전체적으로 ‘매우 잘한다’(42.9%), ‘잘한다’(13.1%)의 응답을 보였습니다. 반면 ‘못한다’(10.8%)와 ‘전혀 못한다’(2.2%)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하지만 ‘보통이다’(23.9%)의 응답자를 스스로 평가하는 언어 수준과 포르투갈어의 언어적 특징으로 봤을 때 ‘못한다’로 설정한다면, 브라질 한인 중에서 현지언어에 대한 어려움을 나타낸 응답자의 비율은 증가합니다. 세대별로 포어를 ‘매우 잘한다’의 응답자는 2세(79.2%), 1.5세(52.7%) 그리고 1세(17.3%)의 분포를 보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2세의 응답에도 볼 수 있듯이 ‘전혀 못한다’(2.1%), ‘못한다’(2.1%), ‘보통이다’(18.2%)의 비율을 보여서 현지에서 태어난 세대도 포어습득의 어려움을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어와 문화를 경험한 1세들의 결과는 포어가 얼마나 습득하기 어려운 언어인지를 보여줍니다.
 브라질인들 사이에서도 포르투갈어 수준은 교육수준과 환경에 따라 상이하고 이는 고질적인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원인이지만 한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브라질 현지인들이 동양인들에 대한 태도는 언어의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을 못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를 쓰는 한국인들을 무시하기도 하지요. 봉헤찌로 포어를 하는 한인들의 고충은 한인사회 내에서 흔한 이야기입니다. 포르투갈어 수준은 한인 이민자들의 삶에서 일의 수준, 관계의 수준, 생활범위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언어가 자유롭지 못한 1세나 최근 이민자들은 기존의 한인들이 닦아 놓은 의류제품업을 바탕으로 정착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언어를 습득한 1세나 현지에서 교육을 받은 1.5세와 2세는 의사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활동의 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한인들에게 현지언어 구사력이 높으면 사회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대화하기 좋아하는 브라질 사람들과 한 두시간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브라질화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브라질 한인들에게 포어는 어렵지만 꼭 도전해야 하는, 그리고 평생 배워서 습득해야 하는 사회통합의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