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주야장창, 시종일관, 한결같이, 언제든지” 다 비슷한 이미지의 말들이다. 나는 일 년 365일 앞의 단어가 다 통하는 모기가 있는 나라에 산다. 지카바이러스, 황열병, 댕기열, 말라리아 등을 옮기는 모기, 한국의 모기보다 좀 더 작고 소리도 조용한 모기가 항상 있는 나라가 브라질이다.
 우기에 들끓는 모기떼와 전염병들
 이 나라 사람들은 사계절을 느낀다고 하는데 나는 사년을 살면서 한국이 가장 더운 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그런 계절이 있구나 하고는 잊는다. 늘 더우니까. 다만 내가 이해하는 한 한국과 비교되는 현상은 건기와 우기다. 그래서 건축하는 사람들도 3월부터 시작되는 우기에는 외부공사를 시작하지 않는다. 하루에 최소가 한번은 비가 내린다. 그래선지 우기에는 모기가 더 극성이다. 세차장하는 집사님 가게에 갈 때는 늘 기피제를 바르고 갔다. 안 그러면 조용한 모기공세에 여기저기 자국이 울룩불룩하다. 바지나 양말을 뚫고 흔적을 남긴다. 따끔하지도 않는다. 피곤에 지쳐서 그냥 곯아떨어진 날 새벽이면 여러 군데 흔적을 남기고 어딘가 붙어 있는데 불을 켜면 천장 혹은 벽에 밤새 빨아댄 피로 몸이 무거운 까만 물체가 있다. 잡으면 밤새 흡혈한 무거운 몸이 터진다. 아무리 창문단속을 하고 단도리를 해도 한두 마리는 늘 있다. 우리 속담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연못을 다 흐린다”는 말과 갔이 밤새 괴롭혀서 작은 앵소리에 깨서 소탕작전을 하고야 잠을 잘 때가 많다. 어쩌다가 모기장에 한 마리가 숨어들면 독안에 든 쥐가 되기도 하지만 그 모기가 밤새 사정없다. 사람 성질이 더러운지 순한지는 몸에 모기 물려 가려운 곳을 빡빡 긁어 상처가 있는지 상채기가 없는지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몇 년전 내 전임자가 한국으로 나가면서 제게 한 인수인계 물품 중에 모기장, 전기 파리채, 태우는 모기향, 전기모기향, 모기 기피제 등등 상상이 안 될 정도였다. 그때 인수인계하면서는 설마했다. 그런데 그 여름 설마가 사람 잡는 것 곧 알게 되었다. 저보다 일찍 온 경험자들이 물리고 긁으면서 노하우를 일러줬지만 각자가 자기 스타일이 있어서 물리면서 깨달아야 했다.
 인본주의 각종 전염병에 헤매는 하나님의 형상
 요즘 우기가 시작되면서 다시 모기가 극성이다. 어제 밤에도 자다 말고 일어나서 불을 켜고 소탕작전을 했다. 한 마리가 밤새 두 사람을 괴롭힌 것이다. 이 나라 사람들이 벽을 흰색으로 칠하거나 사방에 타일을 붙여서 모기 발견하기 쉽게 한 것을 많이 물려 정해진 건축방식이다. 모기 한두 마리. 미꾸라지 한 마리. 사실은 교회에도 나라에도 가정에도 교단에도 꼭 있다. 그리고는 물을 흐려놓기도 하고 몸에 잠깐 침을 꽂았다가 앵하고 날아간다. 이미 몸에는 벌겋게 부은 상처가 생기고 눈에 불을 켜고 발칵 뒤집고 잡아야 겨우 평정이 되어 다시 눈을 붙인다. 그러다가 말라리아에도 걸리고, 황열병에도 걸린다. 그래서 남미 대부분의 나라에는 세관에서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았는지 확인하고 입국시키기도 한다. 어떤 모잠비크 선교사는 6번 말라리아에 걸려 다 죽는다고 했어도 주님의 은혜로 다시 죽자고 선교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서는 ‘신본주의 예방주사’를 맞았는지 확인하고 입교시킬 장치는 없잖는가? 이게 인본주의 황열병으로 사경을 헤매는 한국 감리교회의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