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3:13-22]   
 구브로 섬에서 시작된 바울의 1차 선교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구브로 총독이 하나님 말씀을 영접했고, 거짓 선지자 노릇을 했던 마술사를 물리쳤습니다. 그 후 바울과 바나바 일행은 배를 타고 건너편에 있는 버가로 갔습니다. 버가는 오늘날 안탈리아라 불리는 휴양도시로 터키 남부에 있는 항구도시입니다. 버가에 도착한 바울 일행은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버가에서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가는 길은 해발 3,000m가 넘는 험한 산들로 이루어진 800km의 타우루스(Taurus, 현재 Toros) 산맥이 가로막고 있었기에 매우 험준했습니다. 게다가 이곳에는 ‘호모 나데시안’이라 불리는 악명 높은 강도떼들이 자주 출몰해 아주 위험한 지역이었습니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로마제국이 이 강도떼를 소탕하기 위해서 ‘비아 세바스테’라는 도로를 만들어 군대를 동원할 정도였으니, 그 여정이 얼마나 위험하고 두려웠을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11:26절에서 바울이 경험한 고난의 목록에 ‘강도의 위험’을 언급했는데 가장 유력한 후보지를 꼽으라면 바로 이곳이었을 것입니다.
 바로 그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납니다. 행 13:13 “바울과 및 동행하는 사람들이 바보에서 배 타고 밤빌리아에 있는 버가에 이르니 요한은 그들에게서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 선교팀의 일원이었던 요한(마가)이 그들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버린 것입니다. 이 요한이 바로 마가복음을 기록한 마가(요한)입니다. 게다가 마가는 바나바의 조카였고, 초대교회 오순절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던 마가의 다락방이 바로 이 마가의 어머니 집이었습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서 13절 끝부분을 보면 ‘요한은 그들에게서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라고 기록합니다. 이때 사용된 ‘떠나’라는 헬라어 ‘아포코레사스’는 단순히 ‘떠나가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를 비우고 떠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마가(요한)가 선교 도중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것은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바울과 바나바가 2차 전도여행을 떠날 때, 마가(요한)를 데리고 가는 문제로 서로 다투었던 것입니다. 바나바는 자신의 조카인 마가(요한)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것이고, 바울은 선교 도중에 사명을 저버리고 떠난 사람과는 다시 동역할 수 없다고 했던 것입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마가처럼 영적인 부담감이나 육체의 탈진, 사역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주님의 일을 두고 사명의 자리를 이탈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실패를 경험한 마가는 삼촌 바나바의 격려와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담대한 제자가 되어 마가복음을 기록했고, 옥중에 있는 바울을 끝까지 돕고 섬긴 일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모두 부족하고 연약한 인생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안에 머물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고치시고 치료하시어 아름답게 사용하실 것입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바울과 바나바, 그리고 첫 번째 전도여행에서 낙오한 마가(요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영적 위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회복되어 교회에 큰 유익을 끼치는 일꾼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 안에서 성도가 사명을 버리고 그 자리를 이탈한다고 해서 그를 정죄하고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그 연약함을 붙드시고 역사하실 성령님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어떤 제자로 자라갈지는 주님만이 아시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오늘 말씀을 기억하면서, 신앙의 위기가 올 때마다 서로 격려하고 중보함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잘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